반려견과 함께 두 달 동안 태평양을 표류하다가 지난 12일(현지시각) 어선에 구조된 팀 섀독이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반려견과 함께 두 달 동안 태평양을 표류하다가 극적으로 구출된 오스트레일리아 5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영국<비비시>(BBC)와 <가디언>은 태평양에서 악천후로 두 달 동안 표류하다 지난 12일 구조된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출신 팀 섀독(51)의 사연을 보도했다.
섀독은 반려견 벨라와 함께 지난 4월 멕시코 라파스에서 쌍동선(같은 모양의 2개의 선체를 간격을 두고 갑판 위에서 결합한 배)을 타고 약 6000㎞ 떨어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로 항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항해를 시작한 지 몇 주 만에 큰 폭풍우를 만났고 배 일부가 파손되면서 전기 통신 장치도 망가졌다고 한다.
그는 이후 두 달 동안 태평양을 표류했다. 빗물을 받아 마시고, 배에 있던 낚시 장비를 이용해 날생선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태평양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낮에는 배 캐노피 아래에 몸을 숨겼다.
두 달 동안 태평양을 표류하다가 지난 12일(현지시각) 어선에 구조된 팀 섀독과 반려견 벨라. AP 연합뉴스
두 달 동안 태평양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반겨련 벨라가 배 갑판에 누워있다. AP 연합뉴스
그렇게 두 달을 보낸 그는 지난 12일 멕시코 해안에서 어선 활동을 감시하던 헬리콥터에 발견됐고, 즉시 인근에 있던 참치 잡이 어선에 구조됐다. 멕시코 육지에서 약 1900㎞ 떨어진 바다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구조 당시 섀독은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모습이었고 반려견도 겉으로 보기에 이상은 없어 보였다.
<가디언>은 참치잡이 어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섀독의 사진을 올리며 “신이 위대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적었다고 전했다.
반려견과 함께 두 달 동안 태평양을 표류한 팀 섀독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어선에 구조됐다. 구조 당시 모습. <9NEWS>누리집 갈무리
섀독은 구조 뒤 오스트레일리아 매체 <9NEWS>에 “바다에서 매우 힘든 시련을 겪었다. 오랫동안 혼자 있었기 때문에 휴식과 좋은 음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에 나가 섀독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의사는 <9NEWS>에 “(그의 상태가)안정적이고 건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 뒤 혈압을 측정하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고, 간단한 식사도 했다고 한다. 멕시코에서 추가 의료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