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11차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 회의장 밖에 러시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가 전시되어 있다. AFP 연합뉴스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를 핵전쟁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무력만이 이를 막을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과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의 두 동맹국인 한국·일본 등과 대립하는 진영적 대립이 강화되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지난 15일 열린 11차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서 주러시아 북한대사관 국방무관이 대독한 강순남 국방상 연설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강 국방상은 “대북 적대시 정책에 따라 북한의 자주적 발전과 안보 이익을 노골적으로 침해해온 미국이 동북아 상황을 핵전쟁 발발 직전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미국이 올해 초부터 핵추진잠수함과 전략폭격기, 핵항공모함 전단 등 대규모 전략핵 수단을 한국에 배치하고 우리와의 전면전을 상정한 최대 규모의 연합 군사훈련을 연이어 실시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제 문제는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언제 누가 어떻게 이를 일으키느냐다”라고 주장했다. 또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며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막는 유일하고 정확한 방법은 군사 억지력 확보에 있다는 철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강 국방상은 러시아와 군사 협력도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총사령관이 여러 차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면서 한반도의 군사·정치적 상황 및 급변하는 국제 안보 환경에 대한 평가와 원칙을 전했다. 아울러 국방 안보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과 전술·전략적 교류를 더욱 발전시켜 가자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도 이날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중국군은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확고한 힘”이라며 “중국군은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의 군대와 군사안보 전략에 대한 상호 신뢰와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안보 협력 플랫폼을 공동으로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리 부장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양자 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20~23일 동해에서 군함 10여척과 군용기 30여대를 동원해 연합 훈련을 했으며, 이달 초에는 군함 11척을 동원해 미국 알래스카 근처 해역을 항해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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