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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1㎞ 땅속 탐험 중 피 토하며 옴짝달싹…9일 만에 기적적 구조

등록 2023-09-12 16:15수정 2023-09-12 17:41

튀르키예 모르카 동굴서 조난
7개국서 온 구조대원 협력 빛나
1276m 지하 동굴에서 위출혈 증세로 꼼짝 못 하다 9일만에 구조된 미국인 동굴 탐험가 마크 디키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1276m 지하 동굴에서 위출혈 증세로 꼼짝 못 하다 9일만에 구조된 미국인 동굴 탐험가 마크 디키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1276m 지하 동굴에서 위출혈 증세로 꼼짝 못 하던 한 미국인 탐험가가 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튀르키예, 크로아티아,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 등 7개국에서 온 구조대가 일주일 넘게 공조한 덕분이다.

12일(현지시각) 에이피(AP), 로이터통신 등을 보면, 마흔살의 미국 동굴 탐험가인 마크 디키는 지난달 30일 튀르키예 남부 타우루스산에 있는 모르카 동굴에 들어갔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세번째로 깊은 이 동굴의 지도를 작성하기 위해 탐험 중이었다. 그런데 2일 갑자기 그에게 위출혈 증상이 나타났고 꼼짝할 수 없었다.

탐험대 일행 중 한명이 그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동굴을 다시 나와 다음날 밖에 있는 동료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아픈 디키를 위해 유럽 각지에서 동굴 탐험가 등 구조대가 모였다. 구조대는 가장 먼저 의사를 동굴 안으로 보냈다. 헝가리에서 온 의사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 그를 치료했고, 의사와 구조대원들은 번갈아 가며 그를 돌봤다. 디키는 동굴에서 다량의 피를 토하기도 했다. 동굴 밖으로 나온 그는 기자들에게 “의식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구조대에 구조되고 있는 마크 디키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구조대에 구조되고 있는 마크 디키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거동하기 힘든 그를 위해 동굴 탐험가와 의사, 의료진 등으로 구성된 190명의 구조대가 9일부터 본격적으로 구조작업에 나섰다. 대원들은 우선 동굴 속 통로를 넓힌 뒤 그를 들것에 싣거나 줄로 묶어 조금씩 끌어올리는 방법을 썼다. 디키는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었기 때문에 구조대는 수차례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특히 가파른 절벽을 오르고 진흙을 통과하느라 어려움을 겪었고, 디키에게 수혈을 포함한 응급처치도 중간중간 이뤄졌다. 또 깜깜하고 축축한 동굴 내부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야 했던 디키와 구조대는 심리적 압박도 느껴야 했다고 한다.

각종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구조대는 결국 디키가 아파서 탐험을 멈춘 뒤 9일 만인 11일 그를 동굴에서 끌어냈다. 그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중인데, 몸 상태는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굴에서 나온 디키는 들것에 누운 채로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정말 미친 모험이었다”며 “다시 땅 위에 있게 된 것이 경이롭다”고 말했다. 디키는 또 “동굴에서 혼자 힘으로 빠져나가기 힘들겠다는 것을 깨닫고는 잠시 좌절에 빠졌지만 ‘여기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디키의 부모는 아들이 구조된 후 입장문을 내고 여러 나라에서 온 구조대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들은 “아들이 무사히 동굴을 빠져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니 형언할 수 없는 안도감과 기쁨을 느낀다”고 밝혔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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