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난민 급증 이탈리아, 구금 연장 방침…“오래 가둔다고 없어지나”

등록 2023-09-19 11:36수정 2023-09-19 19:33

구금 기간 3개월에서 최장 18개월로
1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배를 타고 람페두사섬에 도착한 난민들이 손을 들어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람페두사/EPA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배를 타고 람페두사섬에 도착한 난민들이 손을 들어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람페두사/EPA 연합뉴스

북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난민이 급증하자 이탈리아 정부가 망명 부적격 판정을 받은 추방 대상자를 최장 1년 6개월 동안 구금하는 내용의 단속 강화 조처를 내놨다. 이에 대해 구금 연장이 효과는 없고 난민들의 인권만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내각은 18일(현지시각) 망명 부적격 판정을 받아 추방 명령이 내려진 난민들이 곧바로 출국하지 못할 경우 6개월 동안 구금하고 구금 기간을 최장 18개월까지 늘릴 수 있게 하는 조처를 승인했다고 안사 통신이 보도했다. 현재의 최장 구금 기간은 3개월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 “오늘 국방부에 추방 대상자를 구금할 시설을 최대한 빨리 건설하도록 명령할 것”이라며 “새로운 구금 시설은 인구밀도가 아주 낮은 지역에 설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멜로니 총리는 회의 뒤 “밀항업자들에 의존해 이탈리아 법을 어기고 이탈리아에 도착하면 구금된 뒤 송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아프리카 전체에 매우 분명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난민 대부분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이탈리아에 들어오기 때문에 추방 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이런 조처를 내놓은 것은, 최근 아프리카 대륙에 가까운 람페두사섬으로 난민이 대거 들어오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람페두사섬에 도착한 난민은 12만6천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지난해 이탈리아 전체 난민 유입 규모(10만5129명)보다 많은 것이다.

하지만, 구금 연장 조처가 별 성과 없이 인권만 침해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싱크탱크 오픈폴리스에 따르면 지난 2014~2020년 추방 명령을 받은 난민 중 실제로 이탈리아를 떠난 사람은 20% 정도에 불과했다. 난민 구금 시설에서 탈출해 잠적하는 일 등이 잦기 때문이다. 인권 단체 ‘이탈리아 시민권·자유 연대’(CILD)는 난민 구금 시설은 인권 침해가 자행되는 ‘블랙홀’과 같다며 구금 시설은 많은 비용이 들면서도 효과는 없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유럽연합(EU) 차원의 움직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멜로니 총리의 초청으로 17일 람페두사섬을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난민을 보내는 밀항업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유럽국경·해안경비청을 통한 지중해 감시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7월 6일 멜로니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튀니지를 방문해 난민들의 출항을 단속하는 걸 조건으로 10억유로(약 1조4200억원)를 지원하기로 튀니지 정부와 합의하는 등 난민 유입 억제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

그의 이런 행보에 대해 인권 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튀니지에서 난민들이 고문이나 구금 등 인권 침해에 시달린다며 이 나라는 난민들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도 유럽연합과 튀니지의 합의는 유럽연합이 “(튀니지 국내의) 난민 학대에 직접적으로 연루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행보를 일방적인 것으로 묘사했다. 그는 지난 7일 바르헤이 올리베르 유럽연합 근린 및 확대 담당 집행위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튀지니와의 합의에 대해 “몇몇 회원국들이 집행위원회의 일방적인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북한은 이제 ‘핵보유국’…김정은, 내 귀환 반길 것” 1.

트럼프 “북한은 이제 ‘핵보유국’…김정은, 내 귀환 반길 것”

“바이든이면 이럴 수 있겠나”...트럼프, 행정명령 폐기 서명 펜 ‘투척 쇼’ 2.

“바이든이면 이럴 수 있겠나”...트럼프, 행정명령 폐기 서명 펜 ‘투척 쇼’

이란 가수, 신성 모독 혐의로 사형 선고…항소 가능 3.

이란 가수, 신성 모독 혐의로 사형 선고…항소 가능

트럼프 “근본 완전히 붕괴”…전 정권 비난으로 채운 취임사 4.

트럼프 “근본 완전히 붕괴”…전 정권 비난으로 채운 취임사

머스크, 나치식 경례로 트럼프 찬사…“충격적 행동” 5.

머스크, 나치식 경례로 트럼프 찬사…“충격적 행동”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