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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빈 살만,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협상에 “처음으로 진지하다”

등록 2023-09-21 13:22수정 2023-09-21 13:36

미 폭스뉴스 인터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0일 폭스 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대화하고 있다. 폭스 뉴스 화면 갈무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0일 폭스 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대화하고 있다. 폭스 뉴스 화면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좋은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의 중재로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일(현지시각) 방송된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협상에 대해 “매일매일 가까워지고 있다. 처음으로 진지한 것 같다”며 “냉전 종식 이후 가장 큰 역사적 거래”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협상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얼마나 양보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팔레스타인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그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 이 지역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누구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누가 책임자가 되든 이스라엘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1948년 이스라엘 독립 이후 팔레스타인을 회복해야 한다는 대의는 아랍 정치의 핵심 주제였다. 수니파 종주국이자 지역 맹주인 사우디는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외교 관계도 맺지 않았다.

또한, 이날 빈 살만 왕세자는 경쟁국인 이란이 핵을 확보하면 사우디도 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핵무기 갖는 것에 대해 우려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그들(이란)이 핵을 갖게 되면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며 “안보상의 이유로 힘의 균형을 위해 가져야 할 것”이라고 분명히 언급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발생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지난 2021년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을 승인했다고 판단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관련된 모든 사람은 감옥에서 복역 중이며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국가라면 취해야 하는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우디 땅에서 그렇게 했고 사건은 종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런 종류의 실수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보안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 5년 동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같은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뉴욕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사우디와의 외교 관계 정상화 협상이 합의에 이르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의 리더십 아래에 이스라엘과 사우디 사이에 역사적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 정상회담은 네타냐후가 지난해 연말 이스라엘 사상 가장 극우적 내각을 꾸려 재집권한 이후 9개월 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재집권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를 초청하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내 극우 세력과 손잡고 추진 중인 사법개편안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사법개편안의 무리한 추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발표된 백악관 성명에서 “광범위한 합의가 없는 이스라엘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 변화에 대해 우려를 거듭 표했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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