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에 군 수송기를 파견해 한국인 163명을 대피시켰다.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소속 KC330 조종사 박종현 소령이 탑승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51명의 일본인이 무사해 정말 다행입니다.” (SNS에 올라온 일본 누리꾼 글)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에 보낸 군 수송기가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함께 대피시키면서 일본에서 한국에 감사를 전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도 사의를 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군 수송기 KC330 1대를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보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민간 항공사들의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 취항이 어려워지자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스라엘 현지시각으로 13일 오후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한 군 수송기는 14일 새벽 다시 한국으로 출발했다. 군 수송기는 한국 시각으로 14일 밤 10시45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외교부는 “카미가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미즈시마 고이치 주이스라엘 일본 대사가 각각 외교채널을 통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무력 출동이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에 군 수송기를 파견해 한국인 163명을 대피시켰다.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소속 KC330 조종사 박종현 소령이 탑승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송기에 탑승한 한국 국민은 장기 체류자 81명과 단기 여행객 82명 등 163명이다. 여기에 일본인과 일부 일본인의 타 국적 배우자 51명, 싱가포르인 6명도 함께 탔다. 가용 좌석이 230여석인 군 수송기에 탑승을 희망한 한국 국민에게 좌석을 배정하고도 좌석이 남자 인도적 차원에서 일본 쪽 등에 탑승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군 수송기 파견 소식이 일본에도 전해지자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감사를 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본 누리꾼들은 이 소식을 전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보도를 공유하며 “한국군 여러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한국 사람들은 상냥하다” “양국은 항상 좋은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감사한 일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일본인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해준 그 마음과 행동에 감사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일 양국 관계를 의식한 듯 “한국인이 설마 일본인을 도와줄 줄은 (몰랐다)” “평소에는 서로 사이가 안 좋지만 이번에는 정말 감사하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도 “인도주의적으로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훌륭한 결정이었다” “일본인을 도울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울 때 서로 돕고 해야 한다. 같이 오는 게 당연하다” 등의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일부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일본 누리꾼들은 “원래 기시다 총리가 조기 대응으로 일본인을 데려와야 할 부분이다. (한국 정부에) 고맙기도 하고 (일본 정부가) 한심하기도 하다” “(일본 정부의 대응이) 늦다. (대응을) 검토하는 동안 일본인이 피해를 입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안 되는 정부”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일본 정부도 14일 전세기 1대를 보내 일본인 8명을 대피시켰다. 14일 밤 텔아비브 공항을 출발한 전세기는 15일 새벽 2시40분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도착했다.
한편, 14일 기준 이스라엘에 남아 있는 한국 국민은 장기 체류자 440여명과 단기 체류자 10여명이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