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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세계인 분노…팔레스타인 항의 시위

등록 2023-10-18 11:33수정 2023-10-19 01:00

팔레스타인 “환자 최소 500명 숨져”
WHO·유엔, 폭력·살상 중단 촉구
18일(현지시각) 새벽 테헤란 소재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병원 시설을 공급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분노했다. A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새벽 테헤란 소재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병원 시설을 공급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분노했다. AP 연합뉴스

5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가자지구 병원 공습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 대부분이 살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분노가 이스라엘에 유화적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대한 규탄으로 번지고 있다. 예멘·모로코·이라크 등 아랍권 전반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의 알아흘리아랍 병원이 17일(현지시각) 공습을 받아 적어도 500명 이상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팔레스타인 행정 수도인 라말라에서는 시내 광장 등으로 주민들이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보도했다.

주민들은 안보 문제에 있어서 이스라엘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온 아바스 수반에 대한 분노도 함께 표출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가자지구의 무장 정파 하마스 지지 구호를 외쳤다.

당국은 최루가스와 섬광 수류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일부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이에 저항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항의 시위는 나블루스·투바스·제닌 등 요르단강 서안의 여러 도시에서도 이어졌다. 

17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 알아흘리아랍 병원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최소 50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는 참사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 알아흘리아랍 병원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최소 50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는 참사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요르단강 서안 주민들의 시위는 그동안 쌓여왔던 아바스 수반에 대한 불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팔레스타인 정부가 지난 2021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때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무능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이 커져 왔다. 

특히, 안보 문제에 있어서 아바스 수반이 이스라엘에 협력하는 데 대한 불만이 크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취소한 뒤 사흘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참사가 무장 정파인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을 향한 아랍권의 분노는 그치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터키)와 요르단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는 이스라엘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레바논의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요르단과 레바논에서는 시위를 해산하려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기도 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영국 대사관과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 기구와 인권 단체들도 이번 참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리처드 피퍼콘 세계보건기구 요르단강 서안·가자지구 대표는 “이번 공격은 전례가 없는 규모”라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의료(시설)를 겨냥한 공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걸 목격해왔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중동 지역 책임자 아메드 알만다리 박사는 “공습을 당한 병원은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이 내려진 병원 20곳 중 하나”라며 “현재의 불안한 상황에서는 대피에 나서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아흘리아랍 병원 공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끔찍한” 사건이라며 세계 지도자들은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잔혹 행위와 민간인 피해가 더 일어나지 않게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행정 수도 라말라에서 1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 병원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라말라/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행정 수도 라말라에서 1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 병원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라말라/AFP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명의 죽음이 경악스럽다”며 이 사태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성명을 내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대학살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아직 모르지만 폭력과 살인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알아흘리아랍 병원 폭발에 분노와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소식을 접한 직후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우리의 국가안보팀에게 정확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례 없는 잔학 행위 중단을 위한 행동을 전 인류에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이제 시간이 지났다”며 이스라엘에 맞서 싸우기 위한 전 세계 인류의 연대를 촉구했다.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이번 참사의 책임이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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