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9일(현지시각)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상인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됐다.
프랑스 일간 르 프로그레스 등 외신들은 9일(현지시각) 메디치 문학상 심사위원단이 프랑스 파리의 레스토랑 메디테라네에서 이같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1970년 제정된 메디치상은 페미나상, 공쿠르, 르노도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의 하나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메디치 외국문학상 분야의 주요 수상자로는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폴 오스터, 오르한 파무크 등 세계적 작가들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 나온 장편 소설로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한강이 작가의 말에서 “몇 년 전 누군가 ‘다음에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의 내 마음도 같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설명했던 책이다. 최경란·피에르 비지우 번역으로 지난 8월 ‘Impossibles adieux’(불가능한 작별)이란 제목을 달고 불어판 책이 나왔다.
프랑스 언론 르 피가로는 책에 대해 “작가가 조국의 피비린내 나는 과거로 뛰어든 책”이라고 소개했다. 한강 작가는 2017년에도 소설 ‘희랍어 시간’으로 메디치 외국문학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적이 있다. 르몽드도 “꿈의 시퀀스를 통해 여주인공의 정신적 풍경과 내면을 드러내는 매우 현실적인 글”이라고 소개했다.
메디치 심사위원단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와 함께 포르투갈 작가 리디아 조르즈의 ‘연민’(Misericordia)을 외국문학상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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