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 거리에 지난달 7일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얼굴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벌이는 50명 규모의 인질 교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정부 협상가 3명 이상의 말을 따 “지난달 7일 하마스 테러 공격 당시 납치된 이스라엘 여성·어린이 50명과 현재 이스라엘 교도소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여성·어린이를 거의 같은 숫자로 교환하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에는 카타르와 이집트, 미국이 중재자로 나섰다.
협상은 인질 석방 대상 가운데 같은 가족 구성원들을 분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는 등 상당히 구체적인 부분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가 최소 인질 50명을 석방할 수 있다는 뜻을 이미 밝힌 상태에서, 이스라엘은 더 많은 수의 여성과 어린이 석방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7일 하마스는 기습 공격 때 240여명을 이스라엘에서 끌고 갔으며, 이스라엘은 끌려간 인질 중 여성과 어린이가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인질 교환은 이집트-가자지구 접경인 라파흐 검문소에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스라엘 쪽 통로가 막힌 현재 라파흐 검문소는 가자지구와 외부를 연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라파흐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에 전쟁 이후 일부 구호물품이 반입됐으며, 지난달 23일 이스라엘 인질 여성 2명도 라파흐 검문소에서 풀려났다.
이번 협상안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일정 기간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인도주의적 일시 교전 중지’에 합의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됐지만,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봉쇄한 채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는 만큼 하마스는 짧은 시간이라도 교전을 멈추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주요 거점인 가자시티를 거의 장악했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잇따르면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일시 교전 중지와 인질 교환에 관한 제안서’에 대해 비상 내각에서 표결을 거쳐 동의를 받아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인질들이 실제로 맞교환되기까지 상황은 유동적”이라며 “이스라엘 정부 내 강경파들이 하마스와 어떤 거래도 원하지 않거나, 더 많은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고집할 경우 협상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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