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두 다리를 잃고 절단 수술을 받은 4살 소년 아메드 샤바트의 모습. 로이터 통신 영상 갈무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41일째 계속되며 어린이들의 희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부모를 여의고, 자신의 두 다리마저 잃은 4살 남자아이의 사연이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5일(현지시각) 최근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부모를 잃은 4살 아이가 난민촌에서 지내던 중 또다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두 다리마저 잃게 된 사연을 전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인 아메드 샤바트는 얼마 전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하눈 지역에 쏟아진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부모를 모두 여의었다. 근처에 살던 나머지 가족 15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날 폭격에서 살아남은 건 샤바트와 그의 2살배기 동생 2명뿐이다.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두 다리를 잃고 절단 수술을 받은 4살 남자 아이 아메드 샤바트의 모습. 로이터 통신 영상 갈무리
이후 가자지구 남부의 난민촌에서 지내던 아이의 친척들이 두 아이를 거뒀다. 그러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샤바트가 지내던 난민촌에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쏟아진 것이다. 샤바트는 목숨을 건졌지만 다리에 심각한 열상(찢겨 너덜너덜해진 상처)을 입어 결국 두 다리를 모두 무릎 위까지 잘라내야 했다.
샤바트의 보호자를 자처한 삼촌 이브라힘 아부 암샤는 로이터 통신에 “아직 어린아이가 부모를 잃고 두 다리까지 잃었다. 이 아이가 대체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암샤는 “아이가 매일 ‘엄마, 아빠는 어딨어?’라고 묻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이가 빨리 모든 걸 잊고 현실에 적응하도록 옆에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샤바트는 아직 두 다리를 잃었다는 사실을 온전히 깨닫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삼촌 암샤는 “아이가 아직은 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에도 몇번씩 걸으러 나가고 싶다고 하는데, 약 먹고 다리가 나아지면 나가자고 어르고 달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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