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7일, 터키 남동부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다음 날, 진앙지에서 가까운 카흐라만마라시에서 에수트 한제르가 지진으로 사망한 15세 딸 이르막의 손을 잡고 있다. AFP 연합뉴스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 사안은 기후변화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현상들이다. 지진과 산불, 홍수 등 과거엔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만 알고 있었으나 (알고보니) 인간이 자초한 기후변화가 핵심 원인인 재해들이다.
2월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튀르키예 인구의 약 16%인 1400만명이 피해지역에 거주했고 150만명이 집을 잃었다. 튀르키예에서 5만여명, 시리아에서 9천여명 등이 사망했다. 2010년 아이티 지진 이후 가장 치명적인 지진이며 21세기 들어 다섯 번째로 치명적인 지진으로 알려졌다. 어느 희생자의 아픔이 더 무겁고 더 가벼울까, 그럼에도 카흐라만마라시에서 건물 잔해 속에서 삐져나온 딸의 손을 잡고 있는 아빠 한제르의 사진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상징적 사진 가운데 하나가 됐다.
2월 12일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한 군인이 길을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2월 14일 하타이에서 지역 주민들이 친지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9월엔 리비아에서 대홍수가 나서 리비아 동북부 전역을 휩쓸었고 특히 데르나 지역의 댐 2곳이 무너지면서 1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에선 1월이 산불이 발생해 10월까지 이어졌다. 화와이 마우이섬에선 8월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캐나다 산불은 2023년 봄부터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앨버타주, 서스캐처원주 일대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해 6월에 이르러서는 퀘벡주와 노바스코샤주를 포함한 캐나다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현재까지 진행중인 거대한 산불이다. 산불로 인한 연기와 그을음, 먼지는 국경을 넘어 미국 워싱턴 D.C.와 뉴욕시를 포함한 미국 동부 일대의 대기가 한동안 과거 런던의 스모그처럼 짙은 색을 띄었다. 캐나다 당국은 이 산불이 캐나다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산불이라고 발표했다.
9월11일 홍수가 나서 황페화된 리비아 데르나에서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월17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웨스트 켈로나에서 주민들이 맥두걸 크릭의 산불을 지켜보고 있다. 15만명에게 소개명령이 내려졌다. AFP 연합뉴스
10월10일 인도네시아 남수마트라섬 오간 일리르에서 한 남성이 산불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월10일 한 남성이 하와이 마우이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의 여파로 전소된 라하이나의 거리를 지나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2장의 빙산 혹은 빙하 사진이 포함됐다. 두 장 모두 그린란드의 빙산 사진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피요르드 시스템인 그린란드에서 기후변화가 피요르드와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AFP 올해의 사진엔 세계적인 유명인사의 사진이 몇 장 포함되지 않았는데 그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머그샷이다. AFP 올해의 사진들에 순번은 없다. 다만 송고한 순서에 따라 사진이 나열되었는데 빙산 사진의 근처에 트럼프의 머그샷이 있다.
그린란드 탐험대의 범선 카막이 8월15일 그린란드 동부 스코르스비 사운드 피오르드의 밀네랜드 주변 빙하가 녹아내린 빙산 사이를 항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월16일 그린란드 동부의 스코르스비 사운드 피오르드에서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빙산이 녹아내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월24일 풀턴 카운티 보안관실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수감 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월24일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교도소에서 체포된 후 경찰의 머그샷을 찍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복수의 미국 언론이 현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사진은 내년 대선에서 백악관 탈환을 위해 출마하는 동시에 여러 건의 형사 사건과 싸우고 있는 트럼프의 모습이 담긴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AFP 연합뉴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