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 이집트에서 3선에 도전하는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투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자지구와 국경을 접한 이집트 대선이 시작됐다. 3선에 도전하는 현 대통령이 당선이 유력하다.
이집트 선거관리청은 10일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3일 간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13일 개표 결과가 나오고, 공식 결과는 18일에 최종 발표된다. 로이터 통신은 압델 파타 엘시시 현 이집트 대통령(69)의 3선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엘시시 대통령 외에 세 명의 후보가 더 출마했지만 무명 인사로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엘시시 대통령의 3선 연임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 카이로 동부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나세르(45)는 블룸버그에 “후보가 한 명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집트 국방부 장관이던 엘시시 대통령은 2013년 쿠데타를 주도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민선 정부를 쓰러뜨린 뒤 201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엘시시 대통령은 2014년과 2018년 대선에선 각각 97% 안팎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엘시시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6년 더 임기를 유지하게 된다. 중동의 대국 이집트는 6월 현재 36.8%에 달하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외화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지난 10월7일 전쟁이 벌어진 뒤엔 인도주의적 물자 공급과 양쪽 사이 중재를 위해 애쓰고 있다. 로이터는 “전쟁으로 인한 부정적 파급 효과를 막는 게 엘시시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집트는 가자지구 난민들을 자국으로 보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중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집트는 지난 7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 공세에 떠밀린 주민들이 이집트로 넘어오게 되면 1979년 맺은 외교 관계가 끊길 수 있다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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