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0일 후쿠시마산 수산물 등이 차려진 점심을 먹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총리관저 페이스북 갈무리
일본 정부가 일본산 가리비의 한국과 유럽연합(EU) 수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로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한국과 유럽연합 등의 판로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 쪽 계획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25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이날 각료회의에서 농림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실행 전략을 개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가리비 수출 목표를 656억엔(약 5973억원)으로 유지하되 국가·지역별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에는 전체 수출액의 6.3%에 해당하는 41억엔(약 373억원)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유럽연합에는 45억엔(약 409억원), 태국에는 24억엔(약 219억원), 베트남에는 5억엔(약 46억원)어치를 각각 수출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8월24일부터 모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일본산 가리비 수출도 큰 타격을 받았다.
일본 수산백서를 보면, 지난해 일본산 가리비의 중국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 약 911억엔(약 8293억원) 가운데 약 467억엔(4251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에 보관 중인 오염수 탱크의 모습. 에이피(AP) 통신 연합뉴스
한국은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등 8개 현에서 잡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만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을 보면, 최근 3년간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은 2020년 3만218t, 2021년 3만2460t, 지난해 3만8294t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본산 가리비 수입량이 가장 많았다. 일본산 가리비 수입량은 2020년 8700t, 2021년 1만401t, 지난해 1만1971t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의 일본산 가리비 한국 수출 확대 방침은 일본 쪽 계획에 불과하며 수입 규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어디까지나 일본 쪽의 계획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외 지역에서의 가리비를 포함한 수산물에 대해서는 수입 때마다 매건 방사능 검사를 하고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추가 핵종 증명서를 요구해 사실상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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