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중질유 68.75달러
국제 유가의 불안한 고공비행이 계속되면서 배럴당 70달러선을 향하고 있다.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유럽과 이란의 대치 상태가 단기간에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데다, 석유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이 다가와 유가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주 말 미국 언론들이 ‘미 정부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10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가 전거래일에 비해 1.35달러(2%) 급상승한 68.74달러에 마감됐다. 영국 런던거래소의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1.64달러 오른 배럴당 68.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유가의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가도 배럴당 60달러선을 돌파해 계속 상승 중이다. 10일에는 62.11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0일까지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59.44달러로 지난해 평균(49.37달러)보다 10달러 이상 올랐다고 한국석유공사는 밝혔다. 2001년 평균 22.84달러에 비해선 2.5배나 올랐다.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초 두바이유 평균가격을 53달러로 전망했지만, 11일 58달러로 전망치를 올렸다.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4월 말까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나, 이란은 결코 핵기술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선 반군의 공격으로 두 달 넘게 하루 55만배럴의 원유 생산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 이상미 대리는 “이란 핵문제나 나이지리아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 석유제품 규격 변화로 혼란이 예상되는 등 유가 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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