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 ‘오프사이드’ 전주영화제 개막작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을 연출한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27일 전주 메가박스 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막작 〈오프사이드〉는 2006년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여성의 축구장 입장을 금지하는 이란 현실을 사실적이면서도 코믹하게 다룬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이란혁명 뒤 아주 종교적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녀간 ‘관계’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여성의 축구장 관람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지된 것들에 관한 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으로서, 축구장 입장 불가 역시 여성 권리를 금지한 것이라고 판단해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했다.
〈오프사이드〉가 영화화된 뒤 여성의 축구장 입장이 최근 허용됐다. 이란 신문에는 “여성, 오프사이드를 넘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그는 “발표 뒤 아직까지 경기가 없었기에 실제로 여성이 경기장에 입장한 예는 없고, 이후에도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으로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댄 그의 작품들은 국제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지만, 이란에서는 상영조차 안되고 있다.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작 〈하얀 풍선〉 외에 〈순환〉 〈거울〉 등 대부분이 금지목록에 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이란에서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한국 등 20개국에서 상영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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