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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주일미군 재편 최종안 확정 미-일, 동맹 넘어 ‘일체화’ 첫발

등록 2006-05-02 20:27수정 2006-05-02 22:42

중국견제용 미1군단사령부 자마 전진배치
유사시 지휘일원화…동북아 긴장촉발 우려
미국과 일본이 3년반 동안의 협의 끝에 1일 주일미군 재편 최종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미국의 세계전략에 발맞춘 미-일 동맹의 ‘진화’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일체화’ 촉진이다. 동맹 심화·확대의 ‘설계도’인 이 보고서는 구체적 이행시기를 정한 로드맵(이정표)도 담았다. 두 나라 외무·국방장관이 참석한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는 공동성명을 통해 “동맹 관계의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고 선언했다.

테러와 중국의 부상에 따른 불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번 보고서는 우선 미군 사령부 기능의 전진배치에 그 의미가 크다. 군단과 사단의 중간 규모인 미래형 사단의 거점사령부(UEX)로 재편되는 미국 워싱턴주 육군 제1군단사령부의 2008년 자마 이전이 대표적이다. 이 사령부는 한반도와 대만해협 비상사태 때 주일 미 육·해·공군의 사령탑 구실을 한다.

특히 주한미군의 감축이 예정돼 있어 한반도에 투입되는 실전부대들의 지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전선’에 가까운 일본에 통합사령부가 자리잡음으로써 기동력이 크게 강화되기 때문에 미국은 재편작업의 최우선 순위를 여기에 두었던 것이다. 자마 사령부는 일본의 반대에 아랑곳않고 아시아태평양에서 중동에 이르는 ‘불안정한 호’ 지역을 활동범위로 삼을 태세다. 오키나와 미 해병대 병력 8천명의 괌 이전은 미국이 테러의 온상으로 지목해온 동남아 지역에 병력 투입을 쉽게 하는 측면이 있다.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에서 벗어나는 이점도 있다.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일체화 촉진은 효율성 극대화와 기지 부담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것이다. 냉전기, 냉전 종식 뒤 과도기에 이어 미-일 동맹 ‘제3기’를 맞은 주일미군은 재편 때마다 자위대와의 융합이 튼실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육상자위대가 테러 대처 명목으로 신설할 중앙즉응집단 사령부가 2012년 자마 기지에 설치됨으로써, 유사시 미 육군과 육상자위대의 사실상 지휘 일원화가 가능해진다.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부가 2010년까지 미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기지에 이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곳은 중국·북한을 겨냥한 미사일방어(엠디) 체제의 사령탑 구실을 한다. 이와 함께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기지 공동이용과 공동훈련은 자위대의 미군 후방지원을 한층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재편안의 실행에는 난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재편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군사적 역할 분담은 모호한 상태다. 자위대의 역할과 행동반경의 급속한 확대는 동아시아 안정을 해칠 우려가 커, 주변국의 반발뿐 아니라 개헌 논의와 맞물린 일본내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마 사령부의 활동범위를 둘러싼 미-일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미군 기지가 자리잡은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과 비용 분담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직접적인 걸림돌이다. 2일 기지 확대가 예정된 가나가와현과 이와쿠니시 등에선 비판이 잇따랐다.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일본 부담을 260억달러로 추산한 직후, 일본에서 “터무니없는 액수” “우리가 현금자동인출기냐” 등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은 뒤이을 비용분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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