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 유엔사무총장에 성명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제재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이란 의회와 정부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결의안 거부 방침을 밝히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란 의회는 7일 유엔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강요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다면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의회는 이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는 공개 성명을 통해 “유엔 총장과 안보리가 이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의회는 정부에 핵확산금지조약 조인 철회를 요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체 의원 290명 중 160명 이상이 참여한 이 성명에서 의원들은 정부가 회원국의 이익을 명백히 침해하는 비상사태 발생시 조약 탈퇴 절차를 규정한 핵확산금지조약 10조를 면밀히 검토하도록 요구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이날 군 고위장성들에 대한 연설에서 “국제단체들이 국제법과 반대로 행동하거나 유엔 결의안이 국익을 위협한다면 조약은 무효”라며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뜻을 밝혔다. 그는 “미국과 동맹들이 이란에 반대하는 결정을 내리고 결의안을 내더라도 이란은 그들의 불법적인 결의안을 벽에 내동댕이 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서방 국가들은 지난주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활동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으며,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번주 안에 투표가 진행돼야 한다고 7일 말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독일 주간 <빌트 암 존타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문제는 외교적 해결이 우선이지만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조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연합뉴스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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