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유엔 에이즈 고위급회의에 참석하는 참가자들이 30일 뉴욕 유엔본부 북쪽 잔디광장에서 붉은 우산을 펼쳐 에이즈퇴치운동의 상징인 붉은 리본 모양을 만들고 있다. 뉴욕/AP 연합
5년 사이 증가율 둔화…동아프리카 ‘퇴치효과’
아시아는 감염률 외려 높아져…인도 세계최다
아시아는 감염률 외려 높아져…인도 세계최다
1990년대 후반까지 급격하게 증가하던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확산 추세가 최근 5년 사이 둔화했으나, 아시아 지역 감염자 수는 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남아공을 제치고 세계에서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진정 추세=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세계 126개국의 에이즈 감염 상황을 조사해 30일 발표한 <2006 세계 에이즈 보고서>에서 에이즈 퇴치 노력 덕분에 2001∼2005년 사이 에이즈 감염자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밝혔다. 2005년말 기준으로 세계의 에이즈 환자 수는 3860만명으로,2003년의 3620만명에 비해 6% 증가했다. 2005년 한해 동안 새로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는 약 410만명으로, 2003년 신규 감염자 500만명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올해 에이즈로 숨진 사람은 280만명으로 추정된다. 유엔에이즈계획은 “인구 증가와 최근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에이즈 바이러스 활동을 느리게 하거나 중지시키는 요법) 사용 등 에이즈 환자의 생명 연장 노력 때문에 (생존하는) 에이즈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즈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05년 130만명으로,2001년의 24만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에이즈 감염 테스트나 상담 서비스를 받은 사람도 1600만명으로,2001년의 400만명에 비해 4배나 늘었다. 보고서는 케냐와 짐바브웨 등 에이즈가 창궐하던 아프리카 동부지역의 감염률이 특히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앙골라, 우간다,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6개국의 수도에서는 15∼24살 연령대의 에이즈 감염률이 25% 이상 줄었다. 이는 콘돔 사용률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 인도와 중국에서 크게 확산=그러나 유엔에이즈계획은 인도나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에이즈 감염자 수가 2005년 현재 약 830만명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에서 에이즈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로,남아프리카공화국의 550만명보다 20만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에이즈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인도의 에이즈 환자 중 7%,에이즈에 감염된 임신부 중 1.6%만이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 등 치료를 받고 있다. 전세계 에이즈 환자 중 20%,에이즈에 감염된 임신부의 9%가 에이즈 치료를 받고 있는 데 비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2005년 대략 65만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특히 마약 주사기 사용자의 44%가 에이즈에 감염될 만큼 주삿바늘에 의한 감염 위험이 높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처럼 콘돔 사용률이 저조한 것도 중국 에이즈 확산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피터 피오트 유엔에이즈계획 사무총장은 “최근에는 여성과 여자 아이들의 에이즈 감염이 특히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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