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위기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자 긴밀한 공조를 과시하면서 강력한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소 다로 일본 외상과 토머스 시퍼 주일 미국대사는 17일 일본 외무성에서 회담을 열어, 북한의 대포동 2호 시험발사를 ‘도발적 행위’로 규정했다. 두 사람은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초래해 고립되며 △북한은 곧바로 북핵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시퍼 대사는 “모든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일 등이 협력해 경제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아베 신조 관방장관도 이날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 양국이 협력해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또 이 문제와 관련해 긴밀하게 정보교환을 하기로 했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이 싫어하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온 언론이 나서 떠들썩한 일본과는 달리 미국의 분위기는 차분할 정도로 냉담했다.
일본은 지난 1차 미사일 위기 때처럼 미사일이 일본이나 근해에 떨어질지 모른다는 논리로 우려를 정당화하는 분위기다. 아소 장관은 18일 “만약 미사일이 일본에 떨어지면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그 경우 공격으로 간주된다”며 “미사일이 일본에 떨어질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 그것이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에선 총리실의 위기관리센터와 방위청, 외무성 등 관계부처들이 미·일 정찰위성의 화상·전파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에 관한 정보를 분석을 하느라 연일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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