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 상실”…IAEA “핵연료 제조 다국적 그룹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3일 핵확산금지조약(엔피티·NPT)의 개혁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오는 5월 열리는 엔피티 이행 점검 회의에 개혁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 조약이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원자력기구 자문단 보고서는 각국의 비밀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핵연료 제조를 개별 국가들이 아닌 다국적 그룹에 맡길 것을 제안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유엔 군축자문위원회 연설을 통해 35년 전 마련된 엔피티가 “신뢰성을 잃고 있다”며, 가입국들은 이 조약이 새로운 집단안보체제 안에서 기능할 수 있도록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무기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협과 도전 및 변화에 관한 고위급 자문단’의 제안을 기초로 한 국제안보개혁안을 5월 열리는 엔피티 이행 점검 회의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안보개혁안에는 핵무기가 없는 나라에 대한 핵 공격이나 위협이 있을 경우 유엔 안보리가 “집단적” 조처를 취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그동안 비준하지 않은 국가에 대한 즉각적이고 강제적인 사찰을 위한 엔피티의 “부가 협정”을 추진해 왔다.
앞서 22일 발표된 원자력기구 보고서는 일부 국가들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핵연료 제조를 개별 국가가 아닌 다국적 집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이란 및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우려하고 있는 시점에서 35년 전에 만들어진 엔피티는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도 있는 핵연료를 개별 국가들이 만들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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