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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석탄의 부활

등록 2006-07-10 18:41수정 2006-07-10 18:44

세계 소비량 지난해 5% 급증
미·중·인 ‘액화석유’ 생산경쟁
‘석유 대체 에너지’ 연구 박차
이산화탄소 환경재앙 최대문제
고유가 행진 속에서 한물간 ‘산업혁명 시대’의 에너지였던 석탄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지난해 세계 석탄 소비는 5%나 급증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평균 증가율의 두 배다. 석탄을 합성석유로 만드는 석탄액화산업에도 투자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중국·인도 등이 석탄액화석유 생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석탄은 전체 매장량의 60%가 중동에 있는 석유와는 달리, 북미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에너지 다소비 지역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새뮤얼 보드먼 미국 에너지장관은 지난 3월 “석탄으로 차량용 휘발유나 항공유를 제조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 영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중동산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며 대체에너지 기술을 강조했다. 미국에는 현재 사용량 추세로 보면 2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석탄이 매장돼 있다. 대표적 석탄 매장지인 몬태나, 와이오밍, 일리노이주 등에는 석탄 액화공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 지역의 석탄 매장량을 합하면 사우디아라비아 전체의 원유 매장량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최대 석탄 기업인 션화그룹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솔과 합작으로 중국 북서부 섬서성과 닝샤회족자치구에 가스액화석유 공장 두개를 건설하기로 지난달 계약을 맺고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고 홍콩 <아시아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각각 50억달러가 투자돼 2012년부터 매일 8만배럴의 석탄액화석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11% 늘어난 21억9000만t의 석탄을 생산했다. 인도의 국영 석유회사 ONGC도 석탄을 메탄올이나 가스로 전환하는 사업에 적극적이다.

석유에 비해 훨씬 싼 석탄가격은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이다. 1BTU(발열량 단위. 1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드는 열량. 약 253㎈)의 열량을 내는 데 석탄은 1달러, 천연가스는 7달러, 휘발유는 23달러가 든다. 거액이 드는 초기 설비투자를 고려하더라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으면 석탄액화석유나 가스액화석유 생산이 경제성이 있다. 최근 미 일리노이주에서 석탄을 원료로 합성석유 생산을 시작한 연구개발회사 렌테크는 석탄으로 휘발유를 생산하면 생산원가가 배럴당 25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휘발유는 배럴당 약 100달러에 팔리고 있다.

석탄액화석유 붐의 최대 문제는 환경오염이다. 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 나치 정권이 개발한 석탄액화 기술은 석탄을 고온, 고압에서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분리한 뒤 액체로 변환해 정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에너지가 사용돼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석탄액화석유를 자동차에 주입하면, 석탄을 석유로 전환하는 과정과 자동차를 운행하는 과정에서 모두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지구온난화 속도가 2배로 빨라지면서 환경재앙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에선 석탄을 연소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공기중에 방출하지 않고 지하에 묻거나 노후 유전에 주입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보호론자들은 이 기술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석탄 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가리기 위한 연막작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석탄액화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최소 10억달러의 거액 투자가 필요해, 비용 문제도 논란거리다. 현재 수준의 고유가에선 수익성이 있지만 유가가 하락하면 이들 설비는 단숨에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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