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급증·고유가로 수익률 증가…정유시설 건설붐
한국 정유기업엔 큰 부담
한국 정유기업엔 큰 부담
인도 북서부 해안의 잠나가르. 15만명의 인부들이 세계 최대의 정유단지 건설 공사에 매달리고 있다. 인도 최대기업인 릴라이언스와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론이 60억달러를 투자한 이 정유시설은 2008년 말부터 완전 가동될 예정이다. 고유가와 휘발유 수요 급증 속에 미국·유럽 석유 메이저들과 인도 기업 등이 인도와 중국 등에서 정유시설 건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보도했다.
릴라이언스와 셰브론의 잠나가르 정유단지는 이미 완공된 1단계 시설(하루 66만배럴 정제 가능)과 현재 건설중인 시설을 더해 하루 120만배럴 이상을 정제할 수 있는 초대형 규모다. 여기서 생산되는 석유제품의 80%는 미국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의 석유컨설팅사 우드맥켄지는 현재 전세계에서 500여개의 정유시설 건설·확장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으며, 이중 50%는 실제로 실행될 것으로 분석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는 하루 40만배럴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두 개의 정유시설 건설계획을 마련중이며, 여기에는 미국의 코노코필립스와 프랑스의 토탈이 참여할 예정이다. 아람코와 엑손 모빌은 중국 푸?캬봉? 정유공장과 석유화학 단지를 확장하는 계획을 협의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정유시설 건설 붐의 원인은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정제마진이 배럴당 15~20달러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새로 건설되는 정유시설들은 우선 국내 정유시설이 부족한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도와 중국 국내시장의 휘발유 수요도 늘 전망이다.
해외 기업들의 대규모 정유시설 건설은 한국내 정유기업들에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도에 대규모 정유시설이 계속 건설되고 미국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 시장이 줄고 마진도 낮아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국내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박민희 박순빈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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