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학교에 못가는 어린이들
분쟁 탓 학교 못가
전쟁은 아이들에게서 책을 빼앗고, 대신 총을 들게 하고 있다.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분쟁 상황에 처한 전세계 30개국을 조사했더니, 4300만명의 어린이들이 전쟁 때문에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학교에 갈 수 없는 세계 어린이 1억300만명 가운데 상당수는 가난이나 여성차별 때문이지만, 약 3분의 1인 4300만명은 분쟁 때문에 교육 기회를 빼앗겼다고 지적했다고 <비비시>(BBC) 등이 보도했다. 어린이들은 강제로 징발돼 소년병으로 전쟁터로 끌려가고, 학교 건물은 파괴되거나 점령되고, 교사들은 공무원 신분 또는 지역사회 엘리트라는 이유로 살해되거나 도망쳐야 하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내전으로 중앙정부 기능이 마비된 소말리아에선 어린이의 89.2%가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선 6~11살 어린이 500만명 이상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12~17살 청소년 600만명도 학교에 다닌 적이 전혀 없다. 아프가니스탄에선 교사들이 분쟁을 피해 도망치는 바람에 남아 있는 교사 중 자격이 있는 이는 15%밖에 안 된다. 네팔에선 지난해 1~8월 1만1800명의 학생이 반군에 병사로 끌려갔다.
12일부터 40여개국에서 ‘미래를 다시 쓰자’는 교육캠페인을 시작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은 2010년까지 어린이 300만명의 학교 복귀를 위해 선진국들이 교육원조를 늘려달라고 촉구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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