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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온난화 규제’ 반발 진짜 배후는?

등록 2006-09-19 18:49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 거금 지원 밝혀져
지구온난화에 의문을 제기하는 각종 단체들은 엑손모빌과 같은 석유회사의 자금 지원을 받아 생겨났다는 게 지금까지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 이런 상식과는 달리, 이들 단체의 원조는 미국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생겨났고 가장 영향력이 있는 ‘건전 과학을 위한 진보연맹(TASSC)’은 미국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의 홍보자문업체인 ‘APCO’에 의해 태동됐다고 보도했다. 1992년 12월 미국 환경보호국이 간접흡연의 유해성을 알리는 500쪽짜리 보고서를 펴내자, 필립모리스는 두 달 뒤 ‘APCO’와 계약을 맺고 보고서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논의한다. 업체 쪽이 제시한 방안은, 과도한 규제에 반기를 드는 시민들로 풀뿌리 조직을 만들어 간접흡연의 위험을 근거없는 두려움이라고 분칠하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1993년 5월 TASSC가 창립됐으며, 당시 필립모리스는 이 단체에 7만5천달러를 지원했다.

이 가짜 시민단체는 흡연에 부정적인 과학적 연구를, 지구온난화와 같은 다른 분야의 정부 규제와 연구에 대한 광범위한 의문과 연계시키는 데 열을 올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이 단체의 인터넷 사이트 ‘정크사이언스 닷컴’은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각종 자료와 기고들이 총집결한 창고 구실을 하고 있다.

사이트 운영자인 스티브 밀로이 역시 1992년부터 필립 모리스 자문업체인 ‘APCO’에서 근무를 시작해, 97년엔 TASSC의 상임국장으로 옮겼다. 이 단체는 1997년에만 담배회사로부터 2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필립 모리스의 2001년 회계자료를 보면 밀로이는 이 해에만 9만달러를 회사로부터 받았다. 단체는 또 2000~2002년 사이 엑손모빌로부터 3만달러를 지원받았다.

<가디언>은 “밀로이가 매주 한차례씩 <폭스뉴스> 웹사이트에 ‘정크사이언스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며 “이 방송사는 밀로이가 담배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독자들에게 숨긴 채 계속 그의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크사이언스’(사이비 과학)는 ‘사운드사이언스’(건전 과학)를 자처하는 TASSC 등이 지구온난화나 환경 오염을 지적하는 주장들을 폄하해 부르는 말이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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