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슬람 비판 발언에 대한 분노를 달래기 위해, 25일 로마 근처 카스텔 간달포의 여름 휴양지에 이란과 이라크, 모로코 등 이슬람 국가 교황청 주재 대사 등 외교관 21명을 초대해 30여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전례가 없는 이 모임에서 교황은 “우리의 미래는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들 사이의 대화에 의지하고 있다”며 종교간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아울러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을 따, 종교의 자유를 포함해 모든 영역에서 호혜의 원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 발언이 비이슬람교도들이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없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교황은 5분 정도 연설한 뒤 참석 외교관들과 차례로 만나 손을 잡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라크 교황청 주재 대사인 앨버트 에드워드 이스마일 젤다는 모임이 끝난 뒤 “교황은 이슬람에 대한 그의 심오한 존경을 나타냈다”며 “바로 우리가 기대했던 이야기”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모임엔 바티칸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이슬람 국가들 가운데 수단만 참석하지 않았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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