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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소니, 첫 외국인 CEO…사외이사들의 힘!

등록 2005-03-07 18:29수정 2005-03-07 18:29

소니의 후임 회장에 선임된 하워드 스트링어(63) 부회장 겸 소니 미국법인 사장.
소니의 후임 회장에 선임된 하워드 스트링어(63) 부회장 겸 소니 미국법인 사장.
일본 전자업계의 간판 기업인 소니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최고 경영책임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니 경영진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한 ‘주역’은 사외 이사들이다.

◇대폭 물갈이 = 소니는 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데이 노부유키(67) 회장 겸 그룹 최고경영자와 안도 구니타케(63) 사장의 동반 퇴진을 결정했다. 이사회는 후임 회장에 하워드 스트링어(63) 부회장 겸 소니 미국법인 사장, 사장에 주바치 료지(57) 부사장을 내정했다. 소니는 6월22일 정기 주주총회 뒤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를 정식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인사가 확정되면 소니가 창업한 뒤 처음으로 외국인이 그룹 전체를 통괄하게 된다. 하워드 스트링어는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서 나 옥스퍼드에서 공부하고 미국 <시비에스방송>에서 30년 동안 일하면서 에미상을 9번 받았다. 1997년 소니 미국법인 사장에 취임해 영화·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맡았으며, 극초단파 무선을 통한 비디오 배급에 앞장섰다. 영화사업을 궤도에 올려놓고, 지난해 미국 영화회사 엠지엠 인수를 지휘해 성공한 실적을 평가받았다. 85년에 미국 시민권, 99년에는 영국 기사작위를 받았다.

주바치 부사장은 기술자 출신으로 전자부품과 제조부문을 맡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기간부품과 음향·영상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주력인 전자부문을 되살릴 수 있는 최고경영자로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스트링어가 콘텐츠 분야, 주바치가 하드 분야를 맡는 식으로 경영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물러난 이데이 회장은 95년 선임자 14명을 제치고 사장 자리에 올라 주목을 받았으며, 집행이사제 도입(97년)·위원회 설치(2003년) 등 소니의 선진적 기업통치 확립에 애써 왔다. 그러나 2000년 회장에 오른 그는 2003년 1~3월 이른바 ‘소니 충격’으로 불리는 대규모 적자와 디지털 가전 시대의 늑장대응에 따른 실적악화 등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아시아 지역의 저가 공세와 한국 삼성 등 경쟁업체의 공격적 경영에도 고전했다.

◇ 목소리 높인 사외이사들 = 이데이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단에게 회장직 사퇴가 자신의 결단임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사외이사들의 목소리를 경영진이 수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소니가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앞장서 도입한 미국식 위원회 제도는 감사역 대신에 이사회 안에 지명·보수·감사 등 3개 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회사 경영을 감시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소니 이사 16명 가운데 8명이 사외이사이며, 이사회 의장 또한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이렇게 사외이사들의 발언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어 경영진의 책임 회피가 통하기 어려운 것이다.

미국에선 주주들의 목소리를 의식한 사외이사들이 경영진 교체에 나선 사례가 90년대 초부터 있었지만 일본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의 실험장’으로 불리는 소니에서 대변혁을 이끈 사외이사들의 힘이 시대에 뒤떨어진 다른 일본 기업들에 경영쇄신 바람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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