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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방글라데시, 노벨평화상 수상자 배출로 축제분위기

등록 2006-10-13 23:54

유누스 “가난한 사람 위해 살라는 채찍으로 알겠다”

"노벨평화상은 방글라데시의 영광이다"

서남아시아를 떠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의 하나로 꼽히는 방글라데시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처음으로 나온데 대해 방글라데시 전역이 완전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재산이 적을수록 우선권이 있다"는 모토를 내걸고 그라민 은행을 창설한 지 41년만에 노벨상의 영광을 안은 무하마드 유누스(66)는 수상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너무 너무 기쁘다"면서 "이는 정말로 온 국민들에게 위대한 뉴스"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노벨위원회가 가난에서 해방된 세상을 만들려는 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번 상을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위해 더 헌신하라는 채찍으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유누스는 또 "이 상은 남은 생애동안 내게 정신적인 힘을 불어넣는 원천이 될 것"이라며 ""빈곤이란 것은 문명화된 인간사회가 아닌 박물관에나 있어야 한다는게 나의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동료인 디팔 바루아도 "노벨상은 그라민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수백만 여성들의 영광"이라며 "이(노벨상)는 대단한 성취이자 믿기 어려운 인식"이라고 감격했다.

경제학교수 출신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유누스에 대한 국가 지도자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칼레다 지아 총리는 유누스에게 축하전화를 걸어 "당신은 조국에 위대한 영광을 안겨줬다"면서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 유누스의 친구인 모르세드 칸 외무장관은 "방글라데시 국민은 물론 온 세계와 함께 노벨상 수상자의 영광스런 명단에 오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삶의 이유와 함께 희망을 안겨주는 등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과 정열을 바친 당신을 온 세상이 흠모하고 있다"고 치켜 세웠다.

이어 그는 "어린 시절 친구이자 동창생인 나는 한껏 고무됐고, 이 영광스런 자부심을 공유할 수 있는게 너무 감격스럽다"면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당신이 건강을 유지하면서 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한다"고 말했다.

유뉴스가 그라민 은행을 창설한 것은 지난 1976년 굳은살이 박힌 손으로 대나무 직조기 앞에 앉아 있던 수피아 베굼이란 여성을 만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21세로 세 자녀의 어머니였던 베굼은 "이렇게 일해 하루에 얼마를 버느냐"는 유누스의 질문에 수줍게 웃으면서 "직조기를 장만하기 위해 대당 5타카(90원 정도)를 빌렸기 때문에 이자를 주고 나면 거의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던 것.

유누스는 5타카 때문에 베굼이 노예로 전락해 버렸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물건을 만드는 이 여성이 어찌 이다지도 가난할 수 있는가"라고 자문했다고 한다.

다음날 학생들을 데리고 마을로 갔던 유누스는 주민 43명이 총 856타카(27달러)의 빚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즉석에서 호주머니에 있던 27달러를 꺼내 굴레에서 벗어나라고 권유했다. 돈은 언제든 능력이 될때 갚으라고 했다. 자본금 27달러짜리의 그라민 은행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벵갈리어로 시골이란 의미인 그라민 은행의 대출금은 평균 200달러. 이 돈은 대개 소나 닭, 전화기 등을 장만하는데 쓰인다. 이를 밑천으로 낙농이나 계란장사, 전화사업 등의 창업자가 탄생하는 것.

현재 40여개국으로 진출해 있는 그라민 은행의 `소액여신'은 현재 총 57억달러. 이 은행에서 대출받은 사람은 현재 650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96%는 여성이다. 담보는 필요없고 상환은 본인이 알아서 하도록 하지만 대출금 회수율은 99%에 달한다.

유누스의 부친은 성공한 금세공업자였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그에게 정신적인 감화를 준 사람은 어머니인 소피아 카툰이었다고 한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기 전에 한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우리집 대문을 노크한 어떤 가난한 사람도 그냥 돌려보내는 법이 없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wolf85/

정규득 특파원 starget@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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