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와 치열한 후지산케이그룹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후지텔레비전> 쪽은 8일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후지의 최대주주인 <니혼방송>의 지분 36.47%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미 예상됐던 것처럼 후지는 애초 목표인 25%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함에 따라 우선 라이브도어가 니혼방송을 통해 후지텔레비전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서로 지분을 가진 기업 사이에 한쪽의 지분이 25%를 넘으면 상대쪽이 행사하는 의결권이 소멸되는 상법 규정에 따라 니혼방송의 후지텔레비전 지분(22.5%)에 대한 의결권은 사라졌다. 또 후지 쪽이 보유한 니혼방송 지분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기 때문에 후지는 합병이나 영업권 양도, 정관 개정 등 중요한 의결 행위를 저지할 수 있게 됐다.
후지는 이르면 주중에 결과가 나올 신주예약권 가처분 소송에서 이기게 되면 니혼방송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어 쟁탈전을 완벽한 승리로 매듭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니혼방송의 최대 주주인 라이브도어(지분 44%)가 소송에서 이겨 신주예약권 행사가 불가능해지게 되면, 라이브도어가 니혼방송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느냐가 초점이 된다. 지분 50%를 확보하거나 주총에서 그만한 위임장을 모으면 라이브도어는 경영진 전면교체를 통해 니혼방송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양쪽의 지분 확보경쟁으로 상위 10대 주주의 보유지분 합계가 80%를 넘어 니혼방송이 1년 뒤 상장폐지될 가능성도 있다.
라이브도어는 이날 후지 쪽의 공개매수 발표에 대해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업무제휴를 다시 한번 촉구하는 등 유화적 태도를 보였으나 후지 쪽은 “협의는 없다”며 냉담하게 응수했다. 니혼방송 주가는 상장폐지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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