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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국, 24시간 일하는 ‘익스트림 잡’ 늘고 있다

등록 2006-12-13 10:19수정 2006-12-13 10:28

사실상 하루 종일 일하는 고소득 직업 증가
미국인 170만명…세계화와 통신기술 발달이 배경
#1. 미국 올랜도주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데이비드 숀츠는 집에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한 기억이 까마득하다. 아침도 종종 거른다. 수면시간은 고작 3시간이다. 아내인 로라는 “그는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출근한다”고 하소연한다. 데이비드는 그러나 “내가 원하는 성공을 위해서는 다른 길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2. 콜로라도주에서 비스킷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신시아 맥케이는 휴일도 없이 일주일 내내 하루 11시간을 일한다. 집에서도 24시간 전세계 고객과 통화할 준비가 돼 있는 신시아. 그는 자신의 호된 노동이 ‘전적으로 내 선택’이라고 말한다. 신시아는 남편의 융통성이 고맙다.

미국에서 ‘익스트림 잡(Extreme Job)’을 갖고 있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12월호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사실상 하루종일 일하는 직업늘어

‘익스트림 잡(극한 직업)’이란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하며 출장이 잦고, 예측하지 못한 일이 계속되며, 24시간 고객들의 요구에 응해야 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책임감을 요구하는 고소득업을 말한다.

보고서는 미국인 170만명이 익스트림 잡을 갖고 있다고 예측했다. 조사 대상자의 48%는 5년전 노동시간보다 매주 16시간을 더 일한다고 답했다고 <에이비시>(ABC)방송이 보도했다. 이러한 직업은 법조계, 금융계, 상업, 언론, 등 거의 모든 경제 분야에서 발견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조사를 수행한 직장가정정책연구소(CWLP) 소장인 실비아 앤 휴렛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인터뷰에서 개인의 성취욕 말고도 시차를 뛰어넘어서 일을 하게끔 하는 세계화와 끊임없이 연락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통신 기술의 발달이 익스트림 잡의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승진을 위한 치열한 경쟁도 중요한 요인이다. 휴렛은 “지나친 압력과 업무 수행, 높은 소득에 대해 감탄하는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 비평가인 카트린 오렌스테인은 익스트림 스포츠와 익스트림 잡이 유행하는 것처럼 “우리는 극한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1950년대 만해도 우리는 적당함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사생활 희생은 감수해야

휴렛은 또 익스트림 잡을 가진 이들이 금전적으로 높은 보상을 받고 있지만, 그들의 업무 수행력은 지속적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생활의 포기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일과 관련한 문제는 미국내 이혼사유 4위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수면부족으로 건강을 헤칠 수도 있다.

지난 40년간 훌륭한 능력을 갖춘 여성들이 전문직 시장에 흘러들어왔음에도 ,익스트림 잡을 가진 이들 중 여성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육아에 대한 부담, 동일 노동에 대한 남녀의 임금 차이, 사회적으로 남녀의 성공을 다르게 평가하는 문화 때문에 여성은 익스트림 잡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심리학자인 안나 펠스는 자신의 저서 <필요한 꿈들(Necessary Dreams)>에서 직장에서 남성들의 성공 종종 결혼과 가정에서의 성공으로도 읽힌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익스트림 잡을 갖는 것은 가정 불화나,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펠스는 분석했다. 휴렛은 “(만약) 아이가 학교에서 잘 적응을 못하거나 정크푸드를 먹고,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보는 모습을 남녀가 본다면 남성은 이를 그냥 넘길지 모르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는다.” 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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