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노조에 참여한 미국 유나이티드철강노조
영 ‘아미쿠스’·독 ‘IG-메탈’ 등 4개국 노조 통합협정
600만명 다국적 노조…국제 단일노조 창설의 첫 단계
600만명 다국적 노조…국제 단일노조 창설의 첫 단계
다국적 기업에 맞서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낼 거대 다국적 노동조합이 탄생한다.
영국의 최대 민간부문 노조인 ‘아미쿠스’와 독일 엔지니어링 노조 ‘IG-메탈’, 미국의 대형 노조인 ‘유나이티드 철강노조’와 ‘국제정비사협회’가 통합 협정을 맺었으며, 이를 이번 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영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31일 보도했다. 이는 조합원 600만명의 거대 다국적 노조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으로, 노조 지도자들은 다국적 회사들에 대한 단결된 투쟁 전선을 꾸릴 수 있는 국제 단일노조 창설의 첫단계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데릭 심슨 아미쿠스 사무총장은 “국경을 초월해 전 지구적 자본의 힘에 맞설 수 있는 강한 단일 노조 탄생이 우리 목표”라면서 “느슨한 형태의 다국적 조직은 10년 안에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신문에 “다국적 회사들이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국가와 노동자들을 맞바꿈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관행에 맞설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각기 다른 국가 노조들의) 협약”이라고 덧붙였다.
아미쿠스는 오는 5월 우선 영국의 ‘운수·일반(T&G) 노조’와 통합해 조합원 200만명으로 몸집을 부풀린 뒤, 독일 IG-메탈(노조원 240만명), 미국 유나이티드 철강 노조(노조원 120만명), 인터내셔널 정비사 협회(노조원 73만명)와 통합해 노조원 630여만명의 국제노조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영국의 T&G 노조가 조합원 130만명의 북미서비스 노조와 조직·운동 차원에서 상호협력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공식적 협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심슨은 “영국 노조는 다국적 기업의 영향력 증가에 맞서 힘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노조 가입, 비가입 조합원의 임금격차가 사라진 점을 영향력 쇠퇴의 예로 들었다.
영국 노조들은 자국의 노동자 보호법이 취약해 다국적 회사들이 영국 일자리를 먼저 줄인다고 불평해 왔다. 지난 4월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푸조는 영국 코벤트리 인근의 라이튼 소재 공장을 임금이 싼 슬로바키아 등지로 옮긴다며 현지 노동자 2300명을 해고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