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 “건강은 양호, 숙소로 이동중”
지난 10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됐던 대우건설 노동자 9명이 60시간만에 전원 석방됐다. 정부 당국자는 12일 “무장단체로부터 노동자 9명 전원을 넘겨받았으며, 이들은 헬기를 통해 나이지리아의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납치당했던 노동자들이 억류기간 동안에는 심한 심리적 불안에 시달렸지만 현재 건강은 모두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석방된 노동자들은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간단한 건강진단을 받은 뒤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귀국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0일 나이지리아 남부 유전지대인 바엘사주 대우건설의 현장에서 일하던 중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은 뒤 납치됐으며, 처음엔 소재도 파악되지 않고 납치한 무장단체의 성격도 알려지지 않아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그러나 납치 이틀째인 12일 무장단체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와 석방 교섭은 급물살을 탔다. 한국쪽 대표단은 무장단체에 피랍 노동자들의 옷과 음식을 전달하겠다고 제안해 이들의 안전을 직접 확인한 뒤 막바지 교섭에 박차를 가했다. 납치극을 벌인 무장단체의 정체는 아직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 증거를 볼 때 군소 무장단체가 노동자들을 납치한 뒤 나이저델타해방운동 등 규모가 큰 무장단체가 나서 교섭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노동자들의 납치 소식에 가슴을 졸이던 가족들은 새벽 시간에 석방 소식을 듣고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나이지리아 대우건설 현장에서 13년 동안 일한 김남식 차장의 형 남열씨는 13일 새벽 방송을 통해 동생의 석방 소식을 들었다며 “풀려나서 헬기로 이동중이라니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일단 귀국을 하고 (동생의) 얼굴을 봐야 안심이 될 것 같다”며 긴장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대우건설 이문식 차장의 부인 홍순선(39)씨는 “말할 수 없이 기쁘다”라며 “혹시라도 뉴스에서 석방 소식이 나올까봐 티브이를 밤새도록 켜놓고 지내왔다”라고 기뻐했다. 그는 “남편을 만나면 먼저 고생 많이 했다고, 건강해서 너무 반갑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희 전종휘 김기태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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