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 가능성 높여
양계 바깥의 행성에서 처음으로 물이 발견됐다. 물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 요소여서, 이번 발견은 외계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로웰천문대의 천문학자 트래비스 바먼 박사는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 자료와 새로운 이론 모델을 이용해 행성 HD209458b를 관찰한 결과, 이 행성의 대기에 수증기가 포함돼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그는 이 연구가 미 국립항공우주국(나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에서 150광년 떨어진 페가수스 자리 별의 주위를 도는 이 행성은 1999년 처음으로 직접 관측됐다. 2004년에는 이 행성의 대기에 산소와 탄소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질량이 목성과 비슷한 이 행성은 태양-목성간 거리의 100분의 1인 700만㎞ 정도 밖에 별에서 떨어져 있지 않다.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행성 표면 온도가 높아 초당 1만t의 물질이 기체 상태로 증발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바먼 박사는 “물은 폭넓은 온도 범위에서 존재할 수 있다”며 “다른 외부 행성들에도 물이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행성이 지구에서 볼 때 사흘 반만에 한번씩 별 앞쪽을 곧바로 지나가는 ‘통과행성’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물의 존재를 포착했다. 대기에 포함된 수증기가 별빛의 가시광선보다 적외선 영역에서 행성을 약간 더 크게 보이도록 하는 점을 확인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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