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자들이 태양계 밖의 행성이 내는 빛을 포착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우주 탐사의 새 시대가 열렸다. 사진은 별(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의 모습을 그린 상상도. 왼쪽은 가시광선으로 측정했을 경우, 오른쪽은 적외선으로 측정했을 경우로, 가시광선쪽은 거의 보이지 않으나 적외선쪽은 선명하다. 나사 제공
수백광년 떨어진 목성 크기 2곳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소 데이비드 샤르보노 팀과 미 항공우주국(나사) 고다드 우주연구소의 드레이크 데밍 박사 팀은 22일 지금까지는 간접적인 방법으로만 추정했던 태양계 바깥 행성의 존재를 나사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행성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직접 측정해 존재를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들이 각각 발견한 목성 크기의 거대한 이 행성들은 지구에서 500광년 떨어진 거문고 자리의 별을 도는 TrES-1과 150광년 떨어진 페가수스 자리의 별 주위를 돌고 있는 HD209458b다. 이 두 행성은 모두 별에서 400만마일(약 640만㎞) 이내의 짧은 거리에서 각각 3일, 3.5일의 주기로 공전하며 엄청난 열을 받아, 태양으로부터 1억5천만㎞이나 떨어져 있는 지구보다 훨씬 많은 적외선을 방출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적외선을 측정할 수 있는 스피처 망원경을 이용해 별과 행성이 함께 드러났을 때 적외선 양을 측정한 뒤 행성이 별 뒤로 숨었을 때의 적외선 양과 비교해 행성만의 적외선 양을 산출했다. 가시광선을 이용할 경우에는 별의 광량이 행성의 광량의 1만배 이상이어서 직접 측정이 곤란했다. 관측 결과 이 두 행성은 가스로 돼 있으며, 727℃도 이상의 고온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샤르보노는 “태양계 외부의 행성이 발견된 후 지난 10년 동안 이 빛을 찾아왔으며 이번 발견은 매우 놀라운 경험”이라고 말했으며, 나사는 이번 성과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들을 직접 계측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은 150여개로 행성이 별을 가릴 때 빛이 약해지는 현상과 별의 인력으로 행성의 인력이 변하는 현상을 이용해 존재를 추정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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