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는 살인” 신도들에게 기부 중지 촉구
앰네스티, 재정 타격 예상
앰네스티, 재정 타격 예상
교황청은 세계적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의 ‘낙태 지원’ 결정에 항의해 이 단체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교황청은 전세계 모든 가톨릭 신도들에게도 엠네스티 기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은 최근 엠네스티의 태도 변화를 지적하며 “가톨릭 단체와 개인들의 엠네스티 재정 지원 중단은 불가피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낙태를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설사 성폭력으로 임신한 경우라도 낙태를 인정한다는 것은 죄없는 태아를 ‘적’ 또는 ‘파괴시켜도 될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낙태에 대해 중립적이던 엠네스티는 2년 동안 회원들과 전문가 논의를 거쳐 “근친상간 임신이나 성폭력 임신 등으로 생명의 위협을 겪거나 인권 침해가 심각한 여성들의 낙태를 지원한다”는 성명을 지난 4월 발표했다.
이에 대해 케이트 길모어 엠네스티 사무부총장은 “가톨릭 교회가 낙태에 대한 우리의 결정을 오해해 인권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길모어 부총장은 “엠네스티가 낙태를 보편적 권리로 옹호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강조한 것은 성폭력이나 근친상간 임신 등 인권 침해가 심각한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엠네스티는 만약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청의 권고를 받아들여 기부를 끊을 경우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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