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부 조사…‘남녀 격차’ 115개국 중 92위
최근 한국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많이 활발해졌지만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19일 ‘국제적으로 살펴본 남녀 사회참여 상황’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정치·행정·노동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저조한” 상태이며 “육아지원 등이 아직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115개국을 비교한 정치·경제·교육·보건 등 분야의 ‘젠더갭(남녀격차) 해소’ 순위에서 한국은 92위를 기록했다. 노르웨이(1), 스웨덴(2) 등 북유럽의 모범 복지국들은 물론, 싱가포르(65), 말레이시아(72), 일본(79)보다 낮은 성적이다.
한국은 관리직 계층의 여성 비율이 7.8%에 그쳐 일본(10.1%)과 더불어 가장 낮은 편이었다. 가장 높은 나라도 미국(42.5%), 영국(34.5%), 독일(37.3%) 등이 30~40% 수준으로, 거의 절반에 이르는 여성 취업자들이 고위직에는 이르지 못하는 ‘유리천장’ 현실을 반영했다. 한국 여성의 연령별 취업 곡선은 비교적 뚜렷한 엠(M)자를 그렸다. 이 곡선은 30~34살에서 취업 저점을 기록해, 이 연령대가 출산·육아로 직장을 관두는 요즘 세태를 나타냈다. 반면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20~40대의 노동이 가장 활발한 정규분포 곡선이었다.
한국은 남녀 임금격차도 매우 심한 편이다. 남성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한국의 여성 임금은 62.6으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필리핀(96.6)이 임금 격차가 가장 적었고, 미국과 영국 등은 80대였다.
한국은 “고정적 성별 역할분담 의식이 강한 편”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최근 선진적 법률이 제정되고 강력한 추진기구가 정비돼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는 호평도 받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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