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대법원 갈등번져 클로프-바키예프 주도권 다툼 아스카르 아카예프(60) 대통령의 15년 장기정권 붕괴 뒤의 키르키스에서 정치권력의 정통성 시비 속에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27일 국회의사당 다른 방에서 각각 소집된 신·구 의회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새로 구성된 임시정부의 정통성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임시대통령과 총리를 지명한 구 의회는 부정선거로 구성된 신 의회가 정통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신 의회는 구 의회의 임기가 만료됐으므로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구 의회의 해산을 주장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또 중앙선관위가 24일 대법원의 선거무효 판결에도 불구하고 신 의회의 편을 들면서 헌법기관간의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정통성 논란은 유력한 차기지도자로 부상한 주요 야당인사간의 경쟁과 암투로 이어지고 있다. 임시 대통령 겸 총리에 추대된 쿠르만벡 바키예프(56)는 구 의회쪽을 지지하는 반면, 임시내무장관에 지명된 펠릭스 클로프((55)는 신 의회 지지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출신과 지지기반이 각각 남부와 북부로 서로 다른 두 지도자가 아카예프 축출에는 공감하면서도 고질적인 남북간 갈등과 주도권 다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편 러시아에 피신처를 구한 것으로 알려진 아카예프는 관영 <카바르통신>에 보낸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를 “위헌적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자신은 결코 사임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부재상황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아카예프를 귀국시켜 자진사임을 통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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