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생일 맞아 전세계 지도자 12명 ‘원로들’ 결성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18일 한자리에 모인 ‘세계 원로’들. 왼쪽부터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그라사 마샬·만델라 전 대통령 부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 데스먼드 투투 남아프리카공화국 주교.

“고통 없는 세상 향하여 함께 노력”1

카터·아난·투투 등 “에이즈 가난 분쟁 풀자”
생일 기념 세계…아프리카 올스타 축구비겨

18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89살 생일을 맞아 세계원로 12명이‘원로들(The Elders)’모임을 만들어 가난과 에이즈 해결에 나섰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생일 잔치에서“전세계 원로 지도자들이 더 이상 선거를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이들의 경륜과 도덕적 용기는 에이즈와 가난, 분쟁 같은 전세계 문제를 푸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성명을 내어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자유롭고 대담하게 발언하고, 공개적으로 행동하되 필요하다면 무대 뒤에서 보이지 않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로들’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먼드 투투 주교,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빈민을 위한 소액 무담보 대출 활동을 해온 방글라데시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등이 참여했다.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 그로 할렘 브룬트랜드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모임에 들어올 예정이다.‘원로들’은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빈 자리를 남겨 두기로 했다. 이 모임은 2년전 영국 재벌인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만델라 전 대통령에게 제안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투투 주교가 위원장을 맡은 이 모임은 아프리카 대륙의 가난과 에이즈, 분쟁 해결을 위해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세계 올스타팀과 아프리카 올스타팀의 만델라 생일 기념 축구 시합은 3:3으로 비겼다. 경기는 3만5천여 관중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브라질 축구황제 펠레의 시축으로 시작됐다. 두 팀 선수들은 만델라 전 대통령이 옥살이를 할 때 죄수번호였던 ‘46664’를 가슴에 새긴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아프리카 올스타팀에는 카메룬의 공격수 사뮈엘 에투(FC 바르셀로나)와 라이베리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조지 웨아 등이 포함됐다. 세계 올스타팀엔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 뤼트 굴리트(네덜란드) 등이 뛰었다. 경기 수익금은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 기금에 쓰기로 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갇혔던 감옥의 좁은 창문으로 축구 중계를 시청했을정도로 축구를 좋아했다.

권혁철 기자 [e-mail],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