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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복잡한 탈레반 조직 ‘협상 혼란’

등록 2007-07-24 19:26수정 2007-07-24 23:03

여러 세력 느슨하게 결집…단일 명령체계 없어
오마르 등 10인 지도부 ‘은신’ 탓 접촉도 어려워
탈레반의 누구와 협상을 해야 하나? 탈레반 대변인의 말은 믿을 수 있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인질 23명의 석방 협상에서 탈레반의 복잡한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면서 결실을 낼 수 있을지가 주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키얄 무하마드 후세인 가즈니 주의원은 24일 <뉴욕타임스>에 “탈레반이 나와 대화하려 한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얘기를 듣고 전화연락을 해 약속까지 했는데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은 나더러 부족 지도자들과 얘기하라고 했다”며 “탈레반 쪽과 한국 정부 대책반, 아프간 정부 사이에 각자 따로 접촉이 이뤄지고 있으며, 협상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알리 샤 아마드자이 가즈니주 경찰 총수도 “문제는 탈레반 쪽에서 단일한 방침이 없고, 결정을 내릴 사람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 ‘신 탈레반’의 복잡한 지도체계=미국의 침공으로 정권을 빼앗긴 뒤 재건된 탈레반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신 탈레반’으로도 불린다. 신 탈레반은 여러 세력이 느슨하게 결집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조직으로 단일한 명령 체계가 없다. 기존 탈레반 지도부 외에, 영국과 옛 소련 등 외국 침공 때마다 강력한 저항운동을 벌였던 파슈툰족 민족주의 세력, 이슬람주의자, 각 지역 군벌과 토착부족 등 다양한 세력을 포함한 조직으로 확장됐다. 빈곤 때문에 탈레반에 가담한 농부들도 많다. 알카에다와도 긴밀한 연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다양한 집단이 게릴라 조직을 구성해 느슨하게 연결돼 있는 복잡한 구조가 이번 인질 석방 협상에서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10인 지도위원회=새로 조직을 추스르면서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물라 오마르(46·사진)는 자신을 포함한 10명의 지도위원회 위원들을 임명했다. 또 이들이 각자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해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독특한 집단지도체제를 갖췄다. 물라 오마르 등 지도부의 상당수는 파키스탄의 퀘타 또는 아프간과 접경한 험준한 산악지대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마르는 아프간을 5개 작전구역으로 나눠 지역별로 각 사령관이 작전권을 가지고 한 지역을 총괄하게 했다. 오마르는 아프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추종자와 군 사령관들에게 오디오테이프나 메모 등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협상에 나선 한국이나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쪽에서 석방 결정을 내릴 명령권자를 정확히 찾아 접촉해야 하는 상황이다.

■ ‘탈레반의 입’은 진짜?=탈레반의 핵심 결정이나 요구사항은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의 입을 통해 발표된다. 하지만 그의 발언 내용이 오락가락하면서 혼선이 일기도 했다. 지난 21일 그는 독일인 두 명과 아프간인 인질들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3일엔 독일인 한 명만 죽고 다른 인질들은 살아 있다고 말했다. 24일엔 <알자지라>에 “독일인 인질 구출작전을 중단시키려고 인질 살해의 허위 정보를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아프간에서 1년 남짓 취재해온 프리랜서 사진기자 김주선씨는 “아마디는 현지 기자들과 계속 연락하면서 탈레반의 주장을 전해왔으며, 그를 대변인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아마디가 전술적 필요에 따라 말을 바꾸기도 하지만, 중요한 창구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아마디는 2006년 초 탈레반이 본격적으로 외국인 납치와 자폭공격, 공세를 벌이기 시작하면서 탈레반 대변인으로 등장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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