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4일 오후부터 외신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가 조만간 해결될 것 같다는 긍정적 보도가 잇따라 나왔지만 "그같은 정보를 뒷받침할 징후나 정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협상시한인 밤 11시30분을 조금 지나 AFP 통신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를 통해 "한국인 인질 8명을 석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진전된 소식이 탈레반 소식통을 인용해 긴급뉴스로 타전돼 들어온 이후에도 분위기는 변함이 없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인질과 포로의 8대8 교환' 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에 "그런 정보는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외교 경로를 통해서 여러 외신 보도들의 진위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공식적인 접촉 경로를 통해 이 같은 '뉴스'들이 사실로서 전달되지는 않았다는 분위기이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도 "상황이 변하거나 진전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을 놓고 정부 당국이 납치단체와의 '접촉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의미를 부여할 만한 요구가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았거나, 탈레반측이 협상력 제고를 위해 외신을 통해 고도의 심리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무대응 전략으로 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는 이날 밤에도 9시부터 9시40분까지 백종천 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아프간 현지 대책반 보고를 중심으로 피랍자 무사귀환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안보정책회의는 피랍사태가 발생한 이후 6번째 열린 것이다. 계속 연장돼온 협상시한이 또 다시 연장되는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시한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접촉선이 변함없이 유지되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자"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안보실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의 24시간 비상체제는 이날 밤에도 변함없이 가동됐다.
성기홍 기자 sg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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