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끼리 만났을땐 얘기않고…”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이 3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력히 비난한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해 파문이 예상된다.
마치무라 외상은 이날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비난한 데 대해 “정상끼리 무릎을 맞대고 앉았을 때는 말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은 유감스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가고시마 이부스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모처럼 두 정상이 하룻밤을 지새며 천천히 얘기하는 자리가 있었지만 이렇게 야스쿠니 신사 문제를 제기했다는 기억은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외교관계를 책임지는 외상이 상대국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일본 정부가 그동안 보여온 신중한 대응 방침과도 어긋나 양국 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발언의 맥락과 경위를 파악한 뒤 31일 대응 방안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개인 의견”이라고 전제한 뒤, “일본 외상이 대통령의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며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유강문 기자 parkj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