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우즈베크 등 6개국 우랄산맥서 대규모 합동훈련
러 “나토에 맞서야” 목청…중국은 “반테러 초점” 강조
러 “나토에 맞서야” 목청…중국은 “반테러 초점” 강조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가 최근 우랄산맥 근처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벌였다. 이 기구가 미국과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맞서는 군사동맹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반테러 연합전선을 표방하는 상하이협력기구가 이번 훈련을 계기로 반나토 동맹의 성격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러시아·카자흐·키르기스·타지크·우즈베크 등 6개 회원국은 9일부터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평화작전 2007’에 들어갔다.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훈련에는 6500여명의 병력과 80여대의 항공기가 참여한다. 상하이협력기구가 2001년 창립한 이래 회원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군사훈련은 처음이다.
상하이협력기구의 반나토 군사동맹화에는 러시아가 가장 적극적이다. 안드레이 골로보추크 국방위원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 나토와 균형을 맞추길 바란다”며 “상하이협력기구가 과거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대신해 나토에 맞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리 발루예브스키 참모총장도 “상하이협력기구의 성공적인 경제활동은 이 지역의 안보 구축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거들었다.
러시아의 이런 언급은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맞서 중앙아시아에 군사적 진지를 구축할 수도 있음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탈리 쉴리코프 러시아 정치국방외교회의 회원은 “러시아에겐 미국과 나토에 맞설 연합이 필요하다”며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해 국제사회의 군사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옛 소련은 나토에 맞서기 위해 1955년 동유럽 8개국과 함께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만들었으나, 이 기구는 사회주의권 붕괴로 91년 해체됐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훈련이 테러리즘과 분리주의, 극단주의라는 이른바 ‘3대 악의 세력’에 맞서는 반테러 활동의 하나임을 강조했다. 판광 상하이협력기구센터 소장은 12일 〈신화통신〉에서 “이들 3대 악의 세력을 축출해 지역의 안정을 지키는 것이 상하이협력기구의 최우선 목표”라며 “이 목표가 국방 차원의 군사동맹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독립·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번 훈련이 상하이협력기구의 군사적 단결과 위력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러시아로 날아가 훈련을 참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라며, 이를 올해 중국 외교의 가장 큰 행사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로 이어지는 미국의 태평양 3각 군사동맹 추진을 중국 포위망 구축으로 여기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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