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역별 병역제도
1948년 건국뒤 ‘총력 안보’ 60년
중산층 이상 젊은이들 병역기피 확산
독일서도 징병제 논란속 ‘평상시 지원병 전국민에 병역의무가 부과된 대표적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에서 병역기피 풍조가 널리 퍼지고 있다. 또다른 징병제 국가인 독일에서는 비상사태 때에만 병역을 의무화하는 ‘자발적 징병제’ 논의가 한창이다. ■ 이스라엘=“중산층 이상 젊은이를 중심으로 건강 이상을 들어 병역을 면제받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신체검사 때 군의관을 속여 군대에 가지 않는 각종 비법이 난무하고 있다.” 한국이 아니라, 미국 언론들이 최근 보도한 이스라엘 이야기다. 이스라엘은 만 17살이 되면 남녀 모두 징병검사를 받고 남성은 3년, 여성은 2년 현역 복무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달 이스라엘 육군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병역 면제 비율이 25%로 나타났다. 네명 가운데 한명꼴로 군에 가지 않는 것이다. 1980년 면제율 12%에 견줘 2배 이상 늘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는 21일 △개인주의 성향 확산 △가자 지구와 레바논 등지에서의 명분 약한 분쟁 증가를 병역 기피 확산의 배경으로 들었다. 우울증과 자살 성향이 있어 군복무를 면제받은 아엘 스키델스키는 “개성을 무시하는 군에서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고 내 인생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지난해 레바논 헤즈볼라와 전쟁을 벌인 뒤 많은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속의 상징이던 이스라엘군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자, 군 당국은 병역을 면제받거나 조기 전역한 연예인들의 군 부대·지방자치단체 공연을 금지하는 대책을 내놨다. 인기 연예인이 군대가지 않는 게 젊은층의 군복무 기피 풍조를 확산시킨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다. ■ 독일=대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민주당은 ‘자발적 징병제’ 도입 추진을 결정했다. 자발적 징병제는, 평시에는 지원병제로 운용하다 비상시에 징집제로 바꿀 수 있게 한 제도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은“사민당 지도부가 합의한 자발적 징병제는 사민당 내 징병제 폐지론자와 유지론자 사이의 타협의 산물”이라고 21일 보도했다. 쿠르트 벡 당수 등 지도부는 징병제를 유지하면서 시간을 두고 개선하자는 쪽이고, 청년조직과 좌파는 바로 폐지를 주장하며 맞서 갈등이 불거졌다. 벡 당수는 자발적 징병제 도입에 합의하면서 “징병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병역의무와 사회정의가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55년 서독 정부는 징병제를 도입했고, 1990년 독일 통일 뒤 복무기간을 단축했다. 현재 의무복무 기간은 9개월이다. 독일 정부는 1990년 21만명이던 의무복무병을 2010년까지 3만명으로 줄이고 지원병을 늘리는 등 군 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75개국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독일서도 징병제 논란속 ‘평상시 지원병 전국민에 병역의무가 부과된 대표적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에서 병역기피 풍조가 널리 퍼지고 있다. 또다른 징병제 국가인 독일에서는 비상사태 때에만 병역을 의무화하는 ‘자발적 징병제’ 논의가 한창이다. ■ 이스라엘=“중산층 이상 젊은이를 중심으로 건강 이상을 들어 병역을 면제받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신체검사 때 군의관을 속여 군대에 가지 않는 각종 비법이 난무하고 있다.” 한국이 아니라, 미국 언론들이 최근 보도한 이스라엘 이야기다. 이스라엘은 만 17살이 되면 남녀 모두 징병검사를 받고 남성은 3년, 여성은 2년 현역 복무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달 이스라엘 육군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병역 면제 비율이 25%로 나타났다. 네명 가운데 한명꼴로 군에 가지 않는 것이다. 1980년 면제율 12%에 견줘 2배 이상 늘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는 21일 △개인주의 성향 확산 △가자 지구와 레바논 등지에서의 명분 약한 분쟁 증가를 병역 기피 확산의 배경으로 들었다. 우울증과 자살 성향이 있어 군복무를 면제받은 아엘 스키델스키는 “개성을 무시하는 군에서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고 내 인생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지난해 레바논 헤즈볼라와 전쟁을 벌인 뒤 많은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속의 상징이던 이스라엘군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자, 군 당국은 병역을 면제받거나 조기 전역한 연예인들의 군 부대·지방자치단체 공연을 금지하는 대책을 내놨다. 인기 연예인이 군대가지 않는 게 젊은층의 군복무 기피 풍조를 확산시킨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다. ■ 독일=대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민주당은 ‘자발적 징병제’ 도입 추진을 결정했다. 자발적 징병제는, 평시에는 지원병제로 운용하다 비상시에 징집제로 바꿀 수 있게 한 제도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은“사민당 지도부가 합의한 자발적 징병제는 사민당 내 징병제 폐지론자와 유지론자 사이의 타협의 산물”이라고 21일 보도했다. 쿠르트 벡 당수 등 지도부는 징병제를 유지하면서 시간을 두고 개선하자는 쪽이고, 청년조직과 좌파는 바로 폐지를 주장하며 맞서 갈등이 불거졌다. 벡 당수는 자발적 징병제 도입에 합의하면서 “징병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병역의무와 사회정의가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55년 서독 정부는 징병제를 도입했고, 1990년 독일 통일 뒤 복무기간을 단축했다. 현재 의무복무 기간은 9개월이다. 독일 정부는 1990년 21만명이던 의무복무병을 2010년까지 3만명으로 줄이고 지원병을 늘리는 등 군 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75개국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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