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신병인도 빨라…석방된 12명 “행복하다”
모두 건강 양호…이르면 이번주 안 귀국 가능할 듯
모두 건강 양호…이르면 이번주 안 귀국 가능할 듯
예상보다 탈레반의 인질 석방 속도가 빠르다. 인질 석방 합의 하루 만인 29일 탈레반은 모두 3차례에 걸쳐 인질 12명(남성 2명ㆍ여성 10명)을 풀어줬다. 30일까지 나머지 인질들도 모두 풀어주겠다는 적극적 태도다.
애초 모두 풀려나려면 석방 합의 뒤 최소한 3~4일 걸릴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인질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3~4명씩 순차적으로 풀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는 “지역 원로들과 탈레반 전사들이 함께 인질들을 숨겨둔 곳을 일일이 찾아가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방식으로 하고 있어 시간이 꽤 걸린다”고 밝혔다. 인질을 억류한 곳에 오가는 길이 험하고 교통 수단이 마땅하지 않아서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렇지 않았으면 더 많은 인질들을 풀어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압둘라는 또 “나머지 인질들에게는 수요일 오전 풀려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며“그들은 석방 소식에 매우 기뻐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석방에 적극적인 이유는 한국 정부와 협상을 통해 이미 실리와 명분을 챙긴데다 19명이나 되는 인질을 감시하는 부담을 빨리 덜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납치 초부터 교전을 치르며 자주 인질 억류 장소를 옮기는 게 힘들다고 여러차례 털어놓기도 했다.
29일 풀려난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직장인이다. 이지영(36)씨는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지난해 아프간으로 떠나 교육·의료 봉사를 해왔다. 이씨는 13일 풀려난 김경자·김지나씨에게 석방 기회를 양보하기도 했다. 남자 인질 5명 가운데 처음으로 석방된 고세훈(27)씨는 대학 3학년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에 아프간 봉사를 떠났다.
외교부는 풀려난 이들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석방 과정에서 가족과 “잘 있다”는 전화 통화를 하기도 하고 “풀려나서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석방될 때 우는 인질들도 거의 없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29일 세번째 석방은 현지가 해질 무렵이라 이들을 넘겨받은 부족 원로 등이 야간 이동을 꺼려 다음날 아침에 신병 인수를 주장하기도 했으나, 우리 쪽의 요청으로 이날 중에 신병 인수가 이뤄졌다.
30일까지 인질 석방이 완료되고 건강이 큰 이상이 없다면 귀국 일정도 앞당겨진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귀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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