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란 핵’ 위협 재강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위협을 강조하며 유럽에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핵 개발 위험성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언급으로, 두 나라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미 국방대학원 정책강연에서 “이란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추구한다”며 “유럽에서 미사일방어 시스템은 정말 필요하며, 시급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2015년까지 미국·유럽 타격 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정보기관들이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쪽은 이란이 위험하지 않다고 본다. 일본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상을 만나 “북한은 근본적 위협이 되고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이 엠디망의 세계적 확산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미국이 폴란드·체코에 추진 중인 요격미사일과 레이더 등 동유럽 엠디 기지에 대해서도 두 나라의 입장은 확연히 갈렸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12~13일 모스크바를 찾은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계획 철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23일 연설에서 기존 계획의 실행 의지를 거듭 밝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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