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유엔무기사찰단장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는 석유다.”
한스 블릭스 전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은 6일 스톡홀름에서 열린 안보관련 세미나에서 미국이 이라크 석유를 노리고 이라크를 점령했다고 말했다고 스웨덴 <티티통신>을 인용해 이 보도했다.
블릭스 전 단장은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며 “그들은 세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에 대비해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이 지역의 다른 국가로 이동시켜야할 필요성도 전쟁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통적으로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었으나 최근 이슬람주의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는 등 미국과 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블릭스는 석유를 둘러싼 경쟁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원자력이 좀더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라고 주장하면서 “장기적으로 최대 위협은 온실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유엔이 후세인 통치 시절 경제제재를 받고 있던 이라크에 원유수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수입금으로 식량과 의약품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던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운용하면서 관계자들이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유엔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내가 보기에 그 비판은 이라크 점령의 실패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보복”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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