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발암 가능 요소’에 추가
“멜라토닌 억제 탓…낮잠도 어두운데서”
“멜라토닌 억제 탓…낮잠도 어두운데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근무 형태를 12월부터 ‘발암 가능 요소’ 목록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야간근무자들 사이에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의 발병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조처다.
과학자들은 야간근무가 암 발병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야간근무로 인한 ‘일상의 파괴’가 종양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밤에 조명 아래서 일하게 되면 인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어두울 때만 분비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이 제약을 받는다. 멜라토닌은 종양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그 수치가 떨어지면 암 세포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의약품을 통해 멜라토닌을 보충할 수도 있지만, 신체의 자체 생산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선 바람직하지 않다. 철야로 인한 수면부족도 영향을 준다. 수면부족은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암 저항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일정이 자주 바뀌어 주·야간근무를 번갈아 할 때는 더욱 해롭다.
과학자들은 멜라토닌 생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조명을 연구 중이다. 지금까지 가장 영향이 적은 조명 빛깔은 빨간색으로 알려졌으나, 빨간 조명 아래 일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의 충고 또한 “낮이라 해도, 잠은 어두운 곳에서 자야 한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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