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뽑힐 교황은 달러화 약세, 늘어나는 외교 공관 운영비 등으로 악화된 교황청 재정 문제에 맞닥뜨려야 한다고 <에이피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교황청이 밝힌 내용을 보면 교황청은 2003 회계연도에 수입 2억360만유로, 지출 2억1320만유로로 960만유로(약 125억원)의 적자를 내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993년까지 23년간 적자를 내다 전세계 교구에서 지원금을 내도록 한 이후 흑자로 돌아선 지 불과 10여년만에 다시 만성적자에 빠진 것이다.
교황청 전문가인 토마스 리스 신부는 “달러 약세의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달러화 약세로 전세계 교구에서 오는 지원금은 2003년에 약 6백만유로가 줄었다. 이는 전체 적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재정 전문가들은 이밖에 교황청 직원 인건비, 교황의 활발한 외교, 174개 국외 공관 운영비, 그리고 성직자들에 제기된 소송 해결비용 등을 적자 원인으로 꼽았다. 일부에선 교황청이 적자 보전을 위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베르니니의 조각 등을 파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교황청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재산은 9억8백만유로이나 전문가들은 금 보유고, 예술품, 증권, 부동산 등을 합해 대략 10억∼12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성 베드로 대성당과 시스티나 성당은 값을 매길 수 없어 상징적으로 각각 1유로로 매겨져 있는 상태이다.
한편 추기경단은 12일 총회를 열고 오는 18일 콘클라베(교황선거 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앞서 열리는 미사에 신도들의 참석을 허용키로 했다. 교황청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 뒤 장례식 때까지 300만명이 로마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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