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투표 실시
메드베데프 70%대 득표 예상…푸틴 ‘상왕 총리’ 맡을듯
정책기조 유지 전망…일부선 ‘결국엔 권력투쟁 일어날것’
메드베데프 70%대 득표 예상…푸틴 ‘상왕 총리’ 맡을듯
정책기조 유지 전망…일부선 ‘결국엔 권력투쟁 일어날것’
러시아 연방 제5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2일 오전 8시(현지시각)부터 364개 해외 투표소를 포함한 9만6301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변이 없는 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명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2) 제1부총리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된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결과 등을 감안해, 메드베데프가 대략 70% 안팎의 높은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의 상징적 ‘얼굴’이 푸틴에서 메드베데프로 바뀌게 되지만, 러시아 안팎으로 당분간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두차례에 걸쳐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이 되면 자신이 총리직을 맡겠다”며 ‘수렴청정’ 의사를 거듭 밝혔기 때문이다. 메드베데프 자신도 “푸틴 대통령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며 “효과적이고 검증된 체제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푸틴의 정치적 노선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서방 언론들은 메드베데프를 ‘푸틴의 푸들’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푸틴이 ‘강한 러시아’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안으로는 경제재건과 밖으로는 강대국 지위의 회복에 진력해온 만큼, 메드베데프도 이런 정치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메드베데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코소보 독립 인정 문제 등을 놓고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려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기묘한 융합이 결국 권력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푸틴이 배후에서 실세 총리로 강력한 정치력 영향력을 휘두르겠지만, 종국엔 제 갈 길을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푸틴도 8년 전 보리스 옐친을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집권 뒤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메드베데프가 대권을 잡은 뒤 푸틴에 대한 그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실제 메드베데프는 개인적인 성향이 푸틴과는 딴판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보다 좀더 자유주의적이며, 법치를 중시하고, 친서방적인 편이라는 것이다. 언제든 푸틴과 다른 색깔이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또 빈부격차 심화, 10%대를 넘는 물가상승률, 중산층의 민주주의에 대한 점증하는 욕구 등 푸틴 시대의 묵은 숙제들을 놓고 양쪽이 갈등관계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푸틴이 3선금지라는 헌법을 준수하고 대통령직에서 퇴임하기로 했지만, 자신의 심복을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총리를 맡는 것이 진정한 권력교체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또 4년 뒤인 2012년 대선에 푸틴 대통령이 다시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벌써부터 나오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이번 대선에서 러시아 언론들의 일방적인 메드베데프 지원 등은 ‘러시아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보태고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그러나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기묘한 융합이 결국 권력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푸틴이 배후에서 실세 총리로 강력한 정치력 영향력을 휘두르겠지만, 종국엔 제 갈 길을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푸틴도 8년 전 보리스 옐친을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집권 뒤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메드베데프가 대권을 잡은 뒤 푸틴에 대한 그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실제 메드베데프는 개인적인 성향이 푸틴과는 딴판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보다 좀더 자유주의적이며, 법치를 중시하고, 친서방적인 편이라는 것이다. 언제든 푸틴과 다른 색깔이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또 빈부격차 심화, 10%대를 넘는 물가상승률, 중산층의 민주주의에 대한 점증하는 욕구 등 푸틴 시대의 묵은 숙제들을 놓고 양쪽이 갈등관계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푸틴이 3선금지라는 헌법을 준수하고 대통령직에서 퇴임하기로 했지만, 자신의 심복을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총리를 맡는 것이 진정한 권력교체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또 4년 뒤인 2012년 대선에 푸틴 대통령이 다시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벌써부터 나오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이번 대선에서 러시아 언론들의 일방적인 메드베데프 지원 등은 ‘러시아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보태고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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