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하청공장에서의 노동자 착취로 비난을 받아온 나이키와 갭, 리바이스 등 다국적 의류업체들이 인권운동가들의 끈질긴 압박에 잇따라 손을 들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난주 나이키가 하청공장에서의 노동착취를 시인하고 노동조건 개선을 약속한 데 이어, 갭도 최근 멕시코와 중국, 러시아 등의 공장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일주일에 80시간 넘게 일하도록 했다고 인정하는 등 ‘윤리적 혁명’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리바이스도 최근 현지 공장 노조와 노동착취 반대 활동가들과 협력해 노동조건 개선에 나섰다.
1~2년 전까지도 자사의 하청공장에는 노동 착취가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이들의 태도를 바꾼 것은 10년 넘게 계속되온 노동착취 반대 단체들의 꾸준한 활동과, 소비자들의 윤리적 쇼핑에 대한 관심 제고 덕분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운동가들은 최근 전술을 바꿔 노동자들과 협력해 기업을 압박하면서 한편으로 소비자들에게 노동착취에 대해 알리고 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올해 1월 다자간섬유협정(MFA)이 폐지돼 중국산 의류가 전세계 의류시장을 휩쓸면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동남아와 남미의 수많은 사업장이 문을 닫거나 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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