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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교황 신드롬’ 미국을 덮다

등록 2008-04-17 22:46수정 2008-04-20 11:52

미국을 방문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6일 81번째 생일을 맞아 워싱턴 백악관에 마련된 축하행사에 참석해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바티칸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보도한 사진. AP 연합
미국을 방문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6일 81번째 생일을 맞아 워싱턴 백악관에 마련된 축하행사에 참석해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바티칸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보도한 사진. AP 연합
언론,연일 머릿기사…브라운 영국 총리는 ‘뒷전’
한 주 동안 세 나라 정상을 맞는 워싱턴은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의 말대로 ‘외교 주간’을 맞고 있다. 15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도착했고, 17일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의 초점은 1976년 10월 이후 두번째인 교황 방문에 맞춰져 있다.

미국의 주요 신문과 방송들은 15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공항 영접부터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을 연일 1면 머릿기사와 사진, 생방송으로 전달하고 있다. 16일 부시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에서 연 환영행사에는 1만여명이 참석했다. 부시 임기 동안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 가운데 최대 규모다. 81살 생일을 맞은 교황을 위한 백악관 만찬도 성대하게 거행됐다. 백악관 방문을 마친 교황이 차량행진을 벌이며 길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축복을 기원하는 모습도 미국 전역에 생생하게 전달됐다.

미국 방송들은 17일 교황이 워싱턴 시내 내셔널파크 야구장에서 집전하는 군중미사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18일 유엔총회 연설이나 20일 양키스타디움 군중미사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언론들은 교황 방문 일주일 전부터 관련 칼럼들을 싣거나 특집기사를 내보내는 등 요란한 반응을 보여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일 뉴욕주 용커스 소재 세인트 조지프 신학교에서 개최된 가톨릭 청년 집회에 도착해 회중과 만나고 있다. 교황은 20일 뉴욕을 떠나기 앞서 9.11 대미테러때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의 옛터에로의 역사적 방문을 하며 양키 스타디움에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연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일 뉴욕주 용커스 소재 세인트 조지프 신학교에서 개최된 가톨릭 청년 집회에 도착해 회중과 만나고 있다. 교황은 20일 뉴욕을 떠나기 앞서 9.11 대미테러때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의 옛터에로의 역사적 방문을 하며 양키 스타디움에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연합

미국 대외 정책에서 비중이 높은 영국 총리의 방미도 교황 방문에 묻히고 있다. 브라운 영국 총리는 18일 보스턴에서 국제기구의 개편을 주장하는 중요한 연설을 할예정이지만, 교황의 유엔연설과 겹쳐 그다지 주목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 총리는 영국을 출발하기 전인 15일 <시비에스> <에이비시> <엔피알> 등과 벌인 회견이 방송됐다. 또 17일 대선주자인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만날 예정이어서 그나마 언론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황과 같은 시기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워싱턴 입성 소식은 미국 언론에서 더욱 보기 드물다. 미국 언론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첫 방문을 예외로 하고는 역대 한국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기사를 정상회담 뒤 짧게 처리하곤 했는데,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는 더 주목을 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18일)을 하지만, 같은날 교황의 유엔총회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정상회담을 준비해 온 한 한국 외교관은 “언론 노출만으로 한-미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곤혹스러워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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